16일 시행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 조금 어려운 수준으로 올해 9월 모의평가 수준으로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EBS 대표 강사인 김보라 서울 삼각산고 교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 출제 경향 브리핑에서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어렵고,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소위 킬러문항 요소는 배제했다”며 “문제 풀이 기술이 있어야 하는 문항보다 지문을 충실하게 읽고 이해해야만 하는 문항을 다수 배치해 전체적인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9월 모의평가에서 90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은 4.37%였다. 이는 2019학년도 6월 모의평가(4.19%) 이후 최소일 정도로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왔다. EBS 수능 교재에서는 53.3%(24개 문항)가 연계돼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이번 수능에는 중고거래, 관광, 다중 리터러시(문해력), 과학자의 미디어 참여 등 현대사회의 변화를 반영한 소재나 일상적이고 친숙한 소재의 지문이 다수 포함됐다. 다만 지문을 충실하게 읽어야만 정답을 찾을 수 있도록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친숙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변별력을 어떻게 확보했느냐는 물음에 김 교사는 얼굴 사진을 보고 표현된 감정을 인지하는 실험을 소개한 뒤 빈칸 내용을 추론하는 문항이었던 33번을 예시로 들었다.
김 교사는 “익숙한 소재인 감정 파악을 다루고 있는데, 앞부분에 실험을 소개하고 실험 결과를 빈칸으로 둔 채 그다음부터 결과가 나온 이유를 설명한다”며 “이러한 논리적인 흐름을 파악해야 하는데, 이것은 공교육 내에서 상당히 많이 훈련하는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33번 외에 변별력이 높은 문제로는 ‘과잉 관광’에 관한 내용을 읽고 제목을 추론해야 하는 24번 문항, 사람들이 거리를 바라보는 시각에 관한 지문을 파악하고 빈칸에 들어갈 내용을 추론하는 34번이 꼽혔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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