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축산농가 반발 우려해 직접 입찰 회피한 혐의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남양유업이 다른 업체의 이름을 빌려 시가 180억원 상당의 해외산 분유를 무관세로 들여온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지난 24일 관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남양유업에 벌금 1천500만원을, 구매팀장 A(46)씨에게 벌금 1천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남양유업은 2018년부터 작년까지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수입권 보유업체들의 이름을 빌려 시가 약 180억원 상당의 네덜란드산 유기농 산양전지분유 235t을 무관세로 수입해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EU FTA는 매년 일정 수량의 분유 수입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하는데, 한국유가공협회에서 주관하는 FTA 수입권 공매에 참여해 낙찰을 받고 협회의 추천서를 세관에 제출해야 무관세로 분유를 들여올 수 있다.
남양유업은 원유 감산 정책이 추진되는 와중에 수입권 공매에 직접 입찰하면 국내 축산농가로부터 비난을 받을 것을 우려해 ‘차명 수입’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올해 3월 남양유업을 벌금 1천500만원, A씨를 벌금 1천만원에 약식 기소했으나 남양유업 측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사건의 경위와 내용을 모두 고려하면 약식명령에 따른 형이 무겁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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