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파리생제르맹이 FC바르셀로나 윙어 우스만 뎀벨레 영입을 발표했을 때 파리생제르맹 팬들은 큰 기대를 걸었다. 바르셀로나 소속이었을 당시 세계적인 기량을 갖춘 선수라고 평가받았기 때문에 뎀벨레가 킬리안 음바페와 함께 파리생제르맹 공격을 이끌 것이라고 프랑스 언론들도 기대했다.
반면 이강인에게는 비슷한 포지션인 뎀벨레의 합류가 악재였다. 공교롭게도 뎀벨레의 합류와 맞물려 이강인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또 부상에서 회복하자마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이달 초 국가대표팀 차출 때문에 한 달 가량 팀을 비웠다.
이강인이 빠져 있는 사이 뎀벨레는 지난 22일 스트라스부르와 경기 전까지 팀이 치른 모든 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입지를 넓혀갔다. 이강인이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함께 A매치 데뷔골을 넣고 금의환향했는데에도 불구하고 뎀벨레가 지키고 있는 자리를 빼앗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따랐다.
26일(한국시간) AC밀란과 경기는 이와 같은 전망을 완전히 뒤집는 계기가 됐다. 후반 26분 교체로 투입된 이강인은 후반 44분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팀 세 번째 골이자 데뷔골을 터뜨리고 3-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5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4-2-4 포지션으로 나섰다가 1-4로 무릎을 꿇은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스타드 렌과 경기에서 4-3-3으로 포메이션을 바꿨다. 22일 스트라스부르와 경기에 이어 AC밀란과 경기에서도 4-3-3 포메이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이강인과 뎀벨레는 스트라스부르전과 AC밀란전에 번갈아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AC밀란과 경기에서도 뎀벨레를 불러들이고 그 자리에 이강인을 투입했다.
뎀벨레가 폭발력 있는 스피드를 바탕으로 하는 직선적인 윙어라면 이강인은 볼을 다루는 기술이 뛰어나고 시야가 넓어 동료들과 연계 플레이를 즐긴다.
AC밀란과 경기에선 두 선수가 갖고 있는 다른 플레이스타일이 확연히 드러났다. 이강인은 들어가자마자 중원에서 오른쪽을 맡고 있는 자이레 에메리, 그리고 오른쪽 풀백 하키미와 연계 플레이로 기회를 만들었다. 이강인이 공을 잡고 AC밀란 왼쪽 수비수 테오 에르난데스를 끌어내는 사이 하키미와 자이레 에메리가 공간을 침투해 기회를 만드는 장면이 여러 차례 만들어졌다.
득점 장면엔 이강인의 장점이 고스란히 담겼다. 중원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은 측면으로 뛰어들어가는 에메리에게 공을 건넨 뒤 중앙으로 침투했다. 에메리가 빠른 스피드로 오른쪽 측면을 허문 뒤 페널티박스 안으로 공을 투입했다. 곤칼로 하무스가 흘린 공을 잡은 이강인은 상대 수비수 테오 에르난데스가 자리잡기 전에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이강인의 왼발을 떠난 공은 골대 반대편 구석에 꽂혔다.
경기가 끝나고 파리생제르맹 팬들의 이강인의 이날 활약을 조명했고 적이 않은 팬들이 “뎀벨레보다 이강인이 낫다”고 입을 모았다. 영국 스포츠키다가 이와 같은 여론을 보도했을 정도. 한 팬은 “이강인은 파리생제르맹에 더 창조성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치켜세웠다.
프랑스 매체 RMC 스포츠는 “이강인은 AC밀란전에서 팀 세 번째 골이자 자신의 파리생제르맹 데뷔골을 넣으며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며 “이강인은 대담했고 역동적이었다. 뎀벨레 대신 들어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드리블은 정확했고 위협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트라스부르와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했을 때도 흥미로운 모습을 보였던 이강인은 뎀벨레와 치열하게 (주전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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