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전경제특구, 상하이 푸둥 신구, 빈하이 신구의 공통점은? 바로 중국의 역대 지도자들이 자신의 재임 기간에 집중적으로 개발한 치적사업이라는 점이다.
덩샤오핑 전 주석은 개혁 개발을 선도할 도시로 선전 특구를, 장쩌민 전 주석은 상하이 푸둥 신구를 중국의 금융 중심지로 육성했다. 톈진의 빈하이 신구는 후진타오 전 주석이 정치적 열망을 담아 개발한 중국의 새로운 경제도시다. 7일 과학자 1명당 최대 90억원 상당의 연구비를 주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인재 유치에 나선 ‘슝안 신구’ 역시 이와 비슷한 취지로 시진핑 주석이 조성 중인 국가급 신도시다.
2017년 4월 시 주석은 베이징에서 남서쪽으로 100㎞ 떨어진 곳에 총면적 1770㎢ 규모의 초대형 신도시를 건설하겠다며 ‘슝안 신구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당시 그는 허베이성의 슝현, 안신현, 룽청현 등 세 지역을 하나로 묶어 만들 슝안 신구를 “천년대계 국가대사”라고 선언하며 최우선 국책 사업으로 꼽았다. 완공 목표 시점인 2035년까지 투입되는 돈만 400조원이 넘는다.
슝안 신구는 친환경과 혁신, 스마트를 강조하는 도시다. 이를 위해 도시 면적의 70% 이상을 녹지 또는 호수로 조성하고 5세대 이동통신(5G)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디지털 도로, 자율주행 차량, 무인 주차장 등을 구축해 혁신과 스마트를 강조할 계획이다. IT, 생명과학, 친환경에너지, 신소재 등 첨단 산업도 대거 유치해 중국의 미래산업 중심지로 키울 방침이다.
슝안 신구가 이날 세대 정보 기술, 생명과학 및 생명공학, 신소재, 항공우주, 친환경 에너지, 금융과학기술 등의 분야를 이끌 최고 과학자에게 최대 5000만위안(약 89억4000만원)의 연구비와 300만위안(약 5억 3600만원)의 생활비를 지급하겠다면서 인재 유치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중국 최고 과학 인재의 집결지로 슝안 신구가 앞장선 점도 의미심장하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패권을 둘러싼 미·중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시 주석의 대표사업인 슝안 신구를 앞세워 미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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