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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중산층의 내 집 마련이 점점 꿈이 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에스비에스(SBS)뉴스는 8일(현지시간) 중산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연 소득 9000만원 가계가 구입할 수 있는 가격대의 주택이 전체의 13%에 불과하다며 이들의 내 집 마련이 이렇게 힘든 적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호주 중산층의 내 집 마련 꿈이 점점 더 멀어지는 이유는 부동산 가격이 끊임없이 오르는 가운데 금리 역시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중앙은행은 최근 4개월간 동결했던 기준금리를 지난 6일 기존보다 0.25%포인트 인상한 4.35%로 올렸다. 게다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당분간 금리인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최신 주택가치지수에 따르면 호주의 주택가격(지수)은 10월에 0.9% 상승해 전월에 기록한 0.7% 상승에서 가속도가 붙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몇 주 안에 호주 부동산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오르면서 호주의 국민주택인 6억5000만원대의 방 3개 단독주택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호주 평균소득의 2배인 1억5000만원 이상을 연간 소득으로 거둬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호주의 대표 도시인 시드니의 주택 사정은 훨씬 더 심각했다. 시드니에서 중간 가격인 한화 약 9억5000만원의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연간 가구 소득이 2억2000만원이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연간소득이 5000만원 이하인 저소득 가구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대의 주택은 전국적으로 3%에 불과해 많은 가구가 내 집 마련을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젊은 독신자들이 집을 살 것인지, 아니면 가정을 꾸릴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현실을 마주 보고 있다고 걱정했다. 혼자 돈을 버는 사람들에게 생애 첫 주택 마련은 손에 닿기 힘든 꿈이 되었기 때문이다.
앵거스 무어 프로트랙 수석 경제학자는 인터뷰에서 주택 구입 능력이 30년 만에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어 씨는 “수입이 얼마인지와 상관없이 이렇게 살만한 집이 적은 없었다”라며 1995년 기록을 시작한 이래 주택 구매 가능성이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간 시드니 집값은 7.5%, 퍼스 집값은 10% 이상 상승했다. 전국적으로도 1년간 집값이 4.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된 금리인상으로 평균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액도 지난 1년간 월 100만원가량 올랐다. 무주택자들 역시 임대비용이 치솟으면서 고통받는 가운데 신규 주택 공급은 줄어들면서 호주 주택시장은 점점 더 혼란으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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