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클래식 음악은 지루하거나 따분하다는 생각이 강한데요, 의외로 TV나 라디오의 로고송, 그리고 광고 음악으로도 많이 접하고 있습니다. 클래식 음악에 취미를 붙여보고자 하는 분들은 처음엔 짧은 곡 위주로 듣도록 하고, 작곡가의 다른 노래도 들어보며 점점 반경을 넓혀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러 음악을 듣다 보면 자신의 취향도 알게 되고, 선호하는 장르도 찾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클래식 입문자가 들어보면 좋은 노래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드뷔시 – 달빛
‘달빛’은 드뷔시의 초기 피아노 곡집에 수록된 곡 중 하나로,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중 제3곡입니다. 1890년에 작곡하였고 1905년에 출간되었습니다. ‘베르가마스크 모음곡’은 전주곡, 미뉴에트, 달빛, 파스피에의 4곡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달빛’이라는 곡명은 P. 베를렌의 시 ‘달빛’ 속의 한 구절을 인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 곡은 관현악으로 편곡되었으며 우리가 많이 들었던 ‘달빛’은 L. 스토코프스키가 편곡한 곡이라고 하는데요, 도입부가 느리고 서정적인 것이 특징입니다.
베버 – 오베론 서곡
독일의 작곡가 ‘카를 마리아 폰 베버’는 독일 오페라의 선구자로 유명합니다. 그는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부터 여러 도시를 순회하며 다양한 문화를 접하였고 14세가 되던 해 ‘숲의 소녀’를 작곡하며 오페라 작곡가로서 두각을 나타내었습니다. 그의 작품 중 가장 나중에 완성한 ‘오베론’은 베버 특유의 오케스트레이션이 돋보이는 작품인데요. ‘오베론’은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에 나오는 요정나라의 왕이며 독일의 시인 크리스토프가 이를 소재로 시를 쓰기도 했습니다. 영국에서 이를 각색하여 베버에게 오페라 제작을 맡기게 되었고 그렇게 오베론 서곡이 탄생하게 된 것이죠. 고전적인 소나타 형식이지만 오페라에 주로 쓰이는 멜로디를 사용하여 오페라의 내용을 쉽게 암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생상스 – 동물의 사육제
프랑스 작곡가 ‘카미유 생상스’는 세 살 때 처음 작곡을 했을 정도로 음악 신동이었습니다. 파리 음악원에서 오르간과 작곡을 전공하였고, 화려하지만 비교적 쉽게 작곡하는 것이 생상스의 특징인데요. 동물의 사육제는 비공개로 지인들에게만 연주를 들려주고 세상에 내놓지는 않았는데, 음악이 장난스럽고 파격적이라 자신의 명성에 흠이 될까 봐 출시를 쉬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동물의 사육제는 생상스가 죽은 뒤 알려지게 되었다는 점! 아름답고 유쾌한 멜로디가 귀를 집중시키며 어린이 관현악곡 중 하나로도 유명한 곡입니다. 1곡 서주와 사자 왕의 행진부터 총 14곡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곡의 길이가 길지 않고 특징도 뚜렷하여 아이들과 같이 들어도 좋은 클래식 음악입니다.
슈베르트 – 겨울 나그네
겨울이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클래식 음악인 ‘겨울 나그네’는 총 24개의 곡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겨울 나그네를 완성한 이듬해에 슈베르트는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마는데 그래서인지 음울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가득한 비극적인 노래이기도 합니다. ‘겨울 나그네’는 사랑에 실패한 남자가 추운 겨울 연인 앞에서 이별을 고하고 고통과 절망 속에서 고통스러워하다가 마을에서 만난 노인에게 함께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하며 그와 동행하는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스토리를 들으니 그 분위기가 더욱 상상되죠? 무겁고 차분한 분위기의 클래식을 찾는다면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를 추천합니다.
모차르트 – 피아노 소나타 16번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6번’은 1788년 작곡되었으며 3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중 1악장이 가장 유명한데요. 유명하면서도 낮은 난이도 덕에 초심자용 피아노 소나타로 불리기도 하고 각종 피아노 경연대회에서 자주 나오는 곡이기도 합니다. 모차르트가 살아있을 때는 출판되지 않았고 1805년도에야 출판된 이 곡은 간결해 보이지만 음악적 완성도가 매우 뛰어나 고전주의 음악의 표본으로 손꼽히는 작품입니다. ‘피아노 소나타 16번’은 모차르트의 창작 활동이 정점에 있던 시기에 작곡되었으며, 최후의 3대 교향곡 39번과 같은 날 완성된 곡이기도 합니다.
스트라빈스키 – 봄의 제전
‘봄의 제전’은 1911년 스트라빈스키가 작곡하여 1913년 처음 공연되었습니다. 이 곡은 태양신에게 처녀를 제물로 바치는 러시아 이교도들의 의식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요. 음악은 총 2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1부에서는 ‘대지에 대한 경배’라는 제목으로 봄의 징조, 대지에의 찬양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2부는 희생, 제물을 나타내며 이교도들의 제물의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관악기의 비중이 높은 음악으로 에너지의 응집력과 분출력이 꽤 강렬한 작품입니다.
바흐 – G선상의 아리아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바흐는 수많은 작품을 남기고 간 작곡가입니다. 관현악 모음곡은 총 4곡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3번의 서곡 중 두 번째 곡인 ‘아리아’는 우리에게 ‘G선상의 아리아’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1871년 폴란드의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트 빌헬미가 C장조로 바꾸고 바이올린 현 중 제일 낮은 G선만을 이용해 연주하면서 시작되었는데요. G선의 고음과 저음을 최대로 활용하고 피아노와 듀엣으로 편곡하면서 ‘G선상의 아리아’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걷는 속도와 심박수의 속도와 일치하여 가장 편안한 멜로디로도 불립니다.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불면증에 듣기 좋은 클래식 음악입니다.
쇼팽 – 빗방울 전주곡
쇼팽은 음악 시간에 한 번쯤 들어봤을, 말이 필요 없는 유명한 작곡가죠. 쇼팽에게는 ‘조르주 상드’라는 여섯 살 연상의 연인이 있었고, 사랑하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부인은 몸이 좋지 않은 쇼팽을 지극정성으로 아끼며 둘의 사랑을 키워나갔죠. 쇼팽은 건강을 위해 따뜻한 남쪽으로 넘어가서 겨울을 지내기로 했고, 가족들이 이동하려던 찰나 날씨가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며 쇼팽의 건강은 더욱 위독해져 갔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이 외출했을 때 쇼팽은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빗속에서 고생하는 부인을 생각하면서 이 노래를 작곡했다고 합니다. 쇼팽의 전주곡 중 15번째의 곡으로 원래는 부제가 없었으나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며 대중들이 별칭을 붙여준 곡이기도 합니다.
베토벤 – 피아노 협주곡 제4번
‘피아노 협주곡 제4번’은 위대한 음악가 베토벤의 개성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는 개성 있는 음악입니다. 1800년대 초반 베토벤은 악화되는 청력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고 유서를 쓰고 생을 마감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마음을 고쳐먹고 다시 창작 활동을 하게 되었고, 수많은 명곡을 작곡하여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4번’은 기존 베토벤 음악과는 달리 새롭고 완벽한 경지에 이르렀다고 극찬받은 곡인데요. 협주곡의 서론은 오케스트라가 아닌 피아노의 솔로로 시작하며 간주곡처럼 짧은 2악장 이후 바로 3악장으로 연결되는 등 새로운 형식을 시도하여 많이 회자되었습니다. 1악장은 피아노 솔로의 조용한 출발로 시작하며, 2악장은 피아노 솔로와 오케스트라가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느낌으로 진전되고 3악장 피아노의 리듬과 오케스트라가 시너지 효과를 내며 절정을 향해 고조시키며 환희를 나타내고 강렬한 피날레로 마무리하게 됩니다.
차이코프스키 – 백조의 호수
차이코프스키 3대 발레 음악 중 가장 유명한 곡인 ‘백조의 호수’는 러시아 작곡가 차이코프스키가 작곡한 곡입니다. 그는 부모님의 뜻대로 법학을 배우다가 음악에 대한 애착이 강해져 본격적으로 음악 활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교향곡, 협주곡, 실내악, 피아노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작곡하였고, 발레 음악인 백조의 호수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3대 발레음악으로 불리며 자주 연주되고 있습니다. 1877년 작곡된 곡으로, 초반엔 서툰 연출과 무대장치로 대중들에게 외면당했으나, 차이코프스키가 죽은 후, 새롭게 개선된 안무와 무대장치로 진가를 인정받아 현재까지도 사랑받고 있습니다.
글 : 전신영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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