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 비르하켐 다리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20대 프랑스인이 관광객을 피습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한 현장에서 경찰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내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인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인근에서 2일(현지시간) 밤 독일인 관광객 1명을 살해하고 2명을 다치게 한 20대 용의자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AFP통신,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용의자(Armand Rajabpour-Miyandoab)는 프랑스에서 태어난 26세 프랑스 남성이다. 장 프랑수아 리카르 대테러 검찰 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용의자가 범행을 저지르기 전 아랍어로 녹화한 영상에서 IS에 충성을 맹세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소셜네트워킹 서비스 X에 올린 영상에서 자신을 IS 전사라고 소개하며 이라크, 시리마, 예멘, 파키스탄 등에 있는 IS 조직원들에게 지지를 보냈다. 또 지난 2016년에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의 IS에 합류하기로 하고 실제 테러 계획을 세웠다가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4년을 복역했으며 정신과 치료도 받았다고 리카르 검사는 말했다.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 비르하켐 다리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20대 프랑스인이 관광객을 피습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한 현장에서 한 검시관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AFP] |
리카르 검사는 “테러 조직과 관련해 살인 및 살인 미수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아르망의 가족이나 측근 등 3명은 경찰에 구금돼 있다”고 덧붙였다.
용의자는 1997년 파리 북서부 위성도시 뇌이쉬르센의 부촌 지역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이란 출신이지만 종교와는 무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18세에 이슬람교로 개종한 용의자는 지하디즘(이슬람원리주의 무장투쟁 운동)에 빠졌다. 그해 10월에 그의 엄마는 아들이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지내 걱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용의자는 토요일인 2일 오후 9시께 센강을 가로지르는 비르하켐 다리 인근 센강변에서 아내와 함께 있던 필리핀 태생 독일인 관광객의 등과 어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현장은 에펠탑에서 직선거리로 약 600m 떨어져 있다.
프랑스 파리 에펠탑. [AFP] |
경찰이 추격하자 그는 자신이 폭발물 벨트를 착용하고 있다고 말하며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쳤다. 경찰의 출동에 센강을 건너 도주하던 그는 66세 영국 남성과 60세 프랑스 남성을 둔기로 공격하기도 했다. 부상을 입은 이들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인근 광장에서 숨어있던 용의자를 테이저건(전기충격기)을 이용해 제압하고 체포했다.
용의자는 경찰에서 “아프가니스탄과 팔레스타인에서 너무 많은 무슬림이 죽어가고 있다”며 가자지구 상황에 대해서도 분노한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서 희생자에게 애도를 표하며 이날 사건을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대테러 검찰은 이제 프랑스 국민의 이름으로 정의가 실현되도록 진상을 규명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도 X에 “우리는 테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앞서 지난 10월 동북부 아라스 지역 강베타 고등학교에서는 러시아 체첸공화국 출신 20세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교사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 의심을 받아 프랑스 정부의 잠재적 위험인물 명단에 올라가 있던 상태였다.
프랑스는 강베타 고교 사건 이후 안전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으로 높였다.
그러나 내년 파리 올림픽을 7개월여 앞둔 시점에 또 이같은 사건이 발생해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내년 7월26일 센강에서 최소 60만명이 참석하는 올림픽 사상 최대 개회식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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