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잠든 감성을 자극하고 깨울 수 있는 아름다운 전시회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최근의 전시회는 경직성과 격식을 덜어내고, 관객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와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형태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미술에 조예가 깊지 않더라도 전시회의 분위기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감성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전시회를 지금 같은 때에 한번 들르기를 추천한다. 지금부터는 개최를 예정하고 있는 아름다운 전시회를 모아서 소개하고자 한다.
일리야 밀스타인 기억의 캐비닛
마이아트뮤지엄은 뉴욕타임스, 구글, 페이스북, 구찌, LG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하고, 뉴욕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 일러스트레이터 ‘일리야 밀스타인’을 총망라하는 국내 첫 대규모 특별 기획전 ‘일리야 밀스타인 기억의 캐비닛’을 개최한다. 일리야 밀스타인의 내면을 탐구하는 것을 시작으로, 점점 타인과 우리가 사는 세계로 다다르는 여정의 네 개의 섹션을 각각의 캐비닛으로 은유해 보여주는 행사다. 2024년 3월 3일까지 진행된다.
상실의 징후들
부산에 위치한 뮤지엄 원은 ‘상실의 징후들’이라는 전시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전시에서는 작가 18명의 영상, 설치, 사진, 회화, 조각 등 80여 점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참여 작가는 고창선, 구지은, 김성진, 김용민, 김준, 김지오 등이다. 예술가들이 목격한 시대상을 작품으로 제시하고, 관람객은 그것을 기반으로 미래의 사회를 유추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주된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2024년 8월 31일까지 진행된다.
요시다 유니 Alchemy
석파정 서울미술관은 누적 관람객 10만 명을 달성하여 성황리에 종료한 요시나 유니 개인전을 리뉴얼해 개최한다. 전시는 2024년 2월 2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요시다 유니는 일본을 대표하는 디자인 거장 노다 나기의 우주 컨트리를 거쳐, 2007년에 독립해 광고, 영상, 앨범, 책 디자인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약하는 아티스트다. 컴퓨터 그래픽 대신 일상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다양한 소재로 작업하는 아날로그 방식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보타닉 메이즈 식물은 살아있다
서울식물원은 식물을 보다 새롭고 색다르게 만나볼 수 있는 게임 형태의 특별 전시 ‘보타닉 메이즈 식물은 살아있다’를 2024년 2월 25일까지 식물문화센터 2층 프로젝트홀2에서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가상 현실 속 미로를 탐험하여 서울식물원 온실 식물 12종에 대해 알아보고, 식물의 생존 전략과 잃어버린 이름을 찾아 떠나는 전시를 게임으로 구현했다. 관람객은 직접 게임처럼 체험하며 식물에 대해 배우고, 나만의 식물 도감을 만들 수 있다.
렘브란트, 17세기의 사진가
대구미술관은 2024년 3월 17일까지 제1전시실에서 해외 교류전인 ‘렘브란트, 17세기의 사진가’를 개최한다. 서양 미술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로 꼽히는 렘브란트 판 레인을 주제로 삼은 전시회다. 렘브란트는 자화상과 초상화로 대표되는 유화뿐 아니라 평생 300여 점의 판화를 남기며 동판화 역사에도 큰 획을 그은 인물이다. 네덜란드 렘브란트순회재단과 벨기에 판화 전문 미술관 뮤지엄드리드와 함께 1년간 준비한 전시다.
폴리티컬 앱스트랙션전
부산에 위치한 랄프 깁슨 사진미술관은 오는 2024년 4월 30일까지 현대 사진의 거장 랄프 깁슨의 개인전 ‘폴리티컬 앱스트랙션’을 연다. 랄프 깁슨은 1970년 ‘몽유병자’라는 사진집 하나로 세상의 주목을 받기 시작해 ‘데자뷰’, ‘바다에서의 날들’을 연이어 내놓으며 세계적인 사진가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이번 전시는 컬러와 흑백으로 구성된 딥틱과 한 쌍으로 배치된 작품들로 두 이미지 사이의 연결을 보여준다.
에바 알머슨 특별전
스페인 출신 화가 에바 알머슨이 국내에서 네 번째 전시회를 열었다. 에바 알머슨 특별전은 2024년 3월 24일까지 부산 피아크에서 진행되는 전시회로, 에바 알머슨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다. 대표 원화 작품부터 대형 조형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예술 작품을 선보인다. 에바 알머슨은 제주 해녀를 주제로 그림을 그리기도 한 바 있다.
달리, 끝없는 수수께끼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호텔 지하 1층에 위치한 ‘빛의 시어터’에서 두 번째 전시 ‘달리, 끝없는 수수께끼’전을 선보였다. 빛의 시어터는 전시 주관사 티모넷이 예술 거장들의 작품을 공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든 복합문화 예술공간이다. 금번 전시는 12개의 시퀀스로 구성됐다. 회화, 사진, 조각, 영상 등 60여 년에 걸친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달리전은 2024년 3월 3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데이비드 호크니전
영국의 가장 유명한 화가이자 세계적인 명성과 인기를 누리는 ‘데이비드 호크니’가 직접 제작에 참여한 몰입형 전시 ‘데이비드 호크니 Bigger & Closer’가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개관한 라이트룸 서울에서 진행 중이다. 호크니의 예술에 대한 생각과 열정, 원근법에 대한 탐구, 오페라 무대 연출 등 60년에 걸친 호크니의 예술 세계를 다룬 몰입형 전시다. 이번 전시에는 호크니가 선정한 100여 점의 작품이 등장하며, 2024년 5월 31일까지 운영된다.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
우리 근대 미술사의 대표적인 2세대 서양화가 장욱진의 회고전 ‘가장 진지한 고백’이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2024년 2월 12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출품작은 유화, 먹그림, 매직펜 그림, 판화, 표지화와 삽화, 도자기 그림 등 270여 점이며, 이는 역대 장욱진 회고전 중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여기에 오랫동안 화집 등에 실린 도판으로만 볼 수 있었을 뿐, 전시에 거의 출품되지 않았던 작품들도 볼 수 있다.
글 : 최덕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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