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돌연 요소 통관을 보류하면서 2년 전 요소수 대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도 긴급회의를 열어 상황 파악과 대책 마련에 나섰다.
4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관세청에 해당하는 중국 해관총서는 최근 중국 현지 기업들이 한국으로 보내는 요소의 통관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요소 수출 심사를 마친 뒤 선적 단계에서 통관이 보류됐으며, 보류된 기업 중에는 국내 대기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전 요소수 대란을 겪었던 정부는 지난 1일 중국 측에 선적이 막힌 구체적인 경위에 대해 확인을 요청하고 답을 기다렸다. 이에 중국 정부는 한국 정부 측에 요소 수출 제한 조치를 한 적은 없으며, 이번 통관이 막힌 문제에 대해 확인해 보겠다는 답변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요소 수출 제한한 것이 자국 내 요소 수요가 긴장돼 수출 통관 지연이 일어난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실제로 최근 들어 중국 시장에서는 요소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전해졌다.
중국 화학비료업계 온라인 플랫폼 중국화학비료망 홈페이지에 따르면 업계 분석가 탄쥔잉은 전날 게시한 글에서 “산시성 친정 지역 요소 기업이 생산량을 제한했고 남서부 지역의 천연가스 요소 기업은 천연가스 제한으로 집중 공장 가동 중단기에 들어갈 것”이라며 “중국에서는 공급 보장, 가격 안정 정책이 집중되고 있는데 비수기 요소 비축이 둔화되면 수출도 조여 든다”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소식에 따르면 12월 요소 수출이 잠정 중단 됐으며, 시장에서는 내년 1분기 전까지 수출이 모두 제한 받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라며 “여러 가지 조짐이 요소 수출길이 막혔음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화학비료망 통계에 따르면 현재 일일 요소 생산 총량은 17만 3400톤으로 이달 중순부터 남서부 지역 천연가스 요소 기업이 집중 점검 기간에 들어가면 공장 가동 중단이 1개월 안팎으로 이어질 것이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현재 국내 민간 재고와 정부 비축분, 베트남‧일본 등 중국 외 국가로부터 수입 예정분을 합쳐 약 3개월가량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이 확보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요소수 사용 차량은 디젤 승용차 133만 대, 화물차 55만 대 등 216만대로 알려져 있다. 한국은 요소 수입을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어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21년 요소 수출 중단이 국내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이어진 ‘요소수 대란’을 겪으며 요소 수입 비중을 97%에서 66%까지 낮췄다. 하지만 중국의 지리적 이점과 지속해 온 거래 관계로 지난 7월까지 중국 요소 수입률은 90%까지 원상 복구됐다.
한편 요소수 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요소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4일 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이미 요소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도 10리터당 1만 3000원~1만 4000원 하던 요소수 가격은 하루 사이 2만 원대까지 치솟았다는 글이 올라왔다.
업체 관계자들은 재고에 여유가 있고 다른 나라를 통한 물건 수급이 원활해 2년 전과는 다른 상황이라고 보고 있으나 일부 요소수 사용자들은 “학습이 안된 건가”, “한 번 정도는 그럴 수 있다 해도 두세 번 반복된다면 그건 문제가 있다”, “그렇게 당하고도 해결을 못했나” 등 반응을 보이며, 정부가 요소수 사태가 진정되자 구조적 변화를 위한 중장기 대책은 외면하면서 개선되지 않은 현실에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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