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넷플릭스 글로벌 흥행에 초석을 마련해준 ‘스위트홈’이 3년 만에 시즌2로 돌아왔지만, 반응은 냉담하다. 시즌1 주역들의 분량 실종과 매력 없는 새 캐릭터들의 나열로 전개는 산만해졌고, ‘욕망 괴물’이라는 크리처물의 장르적 재미가 빠지고 기존에 봐왔던 재난, 좀비물의 틀을 답습해 기존의 매력을 잃었다. 이렇다 보니 송강, 이진욱 등 배우들의 전라노출만 기억에 남는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시즌3를 위한 중간다리, 스핀오프 느낌이 짙었던 ‘스위트홈’에 혹평이 쏟아지는 이유다.
지난 1일 공개된 ”스위트홈2’는 욕망에 따라 인간이 괴물이 되어가는 세상에서 살아남은 송강(최현수 역), 이시영(서이경 역), 고민시(이은유 역) 등 생존자들이 기존 배경이었던 그린홈 아파트를 떠나 새 터전을 찾아 떠나는 과정을 그렸다.
‘스위트홈2’ 1화는 시즌1 엔딩과 이어져 시작됐다. ‘특수감염자’ 송강은 정의명이 몸에 들어와있는 이진욱(편상욱/정의명 역)과의 사투 끝에 백신 개발 실험체로 자원했고, 고민시는 안전대피소 스타디움에서 생존을 위해 분투했다. 이시영은 남편의 죽음을 확인한 뒤 비정상적인 출산으로 괴물 아이를 낳게 됐다.
‘스위트홈2’ 초반은 전 시즌과 맞물려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송강과 이진욱의 박진감 넘치는 액션부터 안전대피소로 향하는 고민시, 진영(박찬영 역), 박규영(윤지수 역) 등이 펼치는 괴물과의 사투 등이 담겼다. 이 과정에서 송강과 이진욱의 파격 노출도 등장했다. 2화에서 실험을 위해 전라 노출을 한 채 괴물과 맞서는 모습은 충격적이면서도 쓸쓸한 감정을 느끼게 했다. 이진욱 역시 몸에 상처를 심하게 입은 채 밤섬 특수재난기지에서 탈출하기 위해 전라의 상태로 엎드려 기어가는 등 혼신의 연기를 펼쳤다.
문제는 4화부터다. 약 1년 여간의 시간이 지난 뒤에 펼쳐지는 이야기에서 송강과 이진욱은 준인공이라는 것이 무색하게 존재감이 사라졌다. 그리고 주인공 자리를 진영과 고민시가 채웠다. 여기에 수많은 군사와 스타디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 등 수많은 캐릭터가 새롭게 등장했지만 중구난방 느낌이 강했다. 시즌1에서 그린홈 아파트 주민들은 각각의 캐릭터성이 짙고, 그들끼리의 관계성에서 오는 재미가 있었지만, 시즌2는 거리가 멀었다. 시즌3를 위한 밑밥일지는 모르나, 시즌2 끝날때까지 존재의 이유를 알 수 없는 캐릭터들이 지나치게 많았고, 불친절한 편집은 극의 몰입을 방해했다.
확장된 세계관을 보여준다는 점은 좋았으나, 어느 순간 괴물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인간 대 인간의 싸움이 된 시즌2는 그간 봐왔던 좀비, 재난물과 다를 게 없었다. 또 이시영, 박규영 등 시즌1 주역의 죽음들 역시 너무나 허무했다. 이시영은 시즌1에서의 강인함은 사라지고 화재로 사망까지 간다는 설정으로 의아함을 자아냈고, 박규영 역시 무너지는 건물에 깔리는 것으로 하차해 허무함을 안겼다.
송강, 이진욱, 이시영 등 시즌1 주역들은 짧은 분량에도 존재감을 확실히 뽐낸 반면, 시즌2에 합류한 김신록, 윤세아, 김정우, 홍수주 등은 비중에 비해 보여준 것이 없다. 시즌3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도, 올 여름 공개될 시즌3때까지 시청자들은 궁금함과 찝찝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거다.
이응복 감독은 “시즌2에서 설득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내 불찰이라고 생각한다. 시즌이 이어질 때 실패하는 경우가 없지 않은데, 나에겐 시즌2도 있고 시즌3도 있다”고 말했다. 시즌2 결말에서의 반전은 시즌2의 아쉬움들을 뒤로 하고 시즌3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스위트홈2’가 송강, 이진욱, 이도현 등의 노출만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남지 않지 위해서는, 시즌3에서 시청자들을 설득시킬 한 방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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