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오리온이 제약회사인 레고켐바이오를 인수해 바이오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안정적인 제과사업을 영위하는 오리온이 바이오 사업 투자로 인해 오히려 불확실성이 생겼다는 평가로 주가는 급락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리온은 오전 11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만8300원(-15.63%) 하락한 9만880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전날 오리온은 레고켐바이오의 약 550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오리온은 레고켐바이오의 주식 936만3283주를 인수 후 지분율 25.73%로 최대주주가 된다.
오리온은 지분 취득에 대해 “회사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및 신사업 바이오 분야의 경쟁력 강화”라고 설명했다. 지분 인수는 전액 현금 취득으로 오리온그룹 자체적으로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9월 기준 오리온홀딩스의 유동자산은 약 1조7400억원이며, 오리온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8000억원 이상이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제과 사업과 바이오 사업 간 시너지 효과에 대한 의문과 함께 기존 사업의 실적 안정성마저 훼손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레고켐바이오 인수에 따른 연결 회계 처리 여부를 주목했다. 연결재무제표에 잡히는 자회사 지분율은 50% 이상이지만 모회사가 실질적인 통제권을 가지는 경우 연결회계 처리가 가능하다.
키움증권 박상준 연구원은 “만약 레고켐바이오에 대해 연결 회계 처리가 가능하게 된다면, 오리온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0% 이상 하향 조정되면서 실적 가시성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지분법 회계로 처리될 경우 손익 측면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오리온은 바이오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2022년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출범하는 등 투자활동을 지속해왔다. 지난해 7월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 인수를 시도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이때 인수금액도 약 5000억원이었다. 당시 업계에서는 오리온이 바이오 기업 인수에 투일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을 약 1조원으로 추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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