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권한대행, 후임 대법관 제청 않기로…전원합의체는 운영

대법원 전경/박성일 기자

대법원이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 체제에서 후임 대법관 임명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전원합의체의 경우 안 권한대행이 재판장 역할을 맡아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법원은 16일 오후 2시 대법관회의를 열고 대법원장 권한대행의 대행 범위에 관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지난달 25일에 이은 두 번째 회의다.

이날 안 권한대행은 회의에 앞서 권한대행의 권한은 현상유지가 원칙이므로 통상적인 업무에 속하는 사항은 권한을 행사하되, 정책적 결정이 필요한 사항은 유보하거나 자제하는 방향으로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법관들은 안 권한대행의 입장을 기초로 후임 대법관 임명 제청권 행사는 물론 사전절차로서 천거 등 추천절차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1일 임기가 만료되는 안철상·민유숙 대법관 후임 인선에 차질이 예상된다.

다만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대해선 전례 등을 참고해 권한대행이 재판장을 맡아 심리를 진행하기로 했다. 전원합의체에서 심리할 사건의 선정, 선고 여부 등은 안 권한대행이 시급성·필요성 등을 고려해 결정하게 된다.

아울러 내년 예정된 법관 인사 등도 권한대행의 주재 하에 관련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24년 법관 정기인사 일정은 기존 고지된 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향후 대법원장 임명 절차의 추이를 지켜보며 필요한 경우 다시 대행 범위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며 “대법관들은 대법원장 공백에 따른 국민들의 불편이 더 이상 커지지 않도록 신속한 대법원장 임명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