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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 한국의 성장 가능성에 가장 주목합니다. 우리는 한국 스타트업 투자로 성공한 알토스벤처스를 높이 평가합니다.” (릭 슬로쿰 하버드대 최고투자책임자(CIO))
하버드대 기금운용조직인 하버드매니지먼트컴퍼니는 기금 투자의 성공 비결을 묻는 포항공대 관계자에게 이같이 설명하며 한국의 벤처 투자에 대한 관심을 아끼지 않았다. 하버드대는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한국계 벤처캐피털(VC)인 알토스벤처스에 초기 출자자로 참여했다. 알토스는 쿠팡과 배달의민족 등 한국 유니콘 기업들에 일찌감치 투자해 대박을 낸 VC로 명성이 높다.
창업과 벤처 육성에 관심이 많으면서도 한국의 대학들이 국내 스타트업이나 VC 투자를 망설이는 사이 미국의 대학들은 한국에서 유망한 투자 기회를 잡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해외에서도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기로 한 하버드대는 알토스벤처스의 펀드에 출자해 ‘잭팟’을 터뜨린 경험을 앞세워 제2의 쿠팡을 찾으려 VC들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장기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자랑하고 파산 가능성이 거의 없는 하버드대 채권은 미 국채에 버금가는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다. 덕분에 하버드대는 2~3%의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일부를 국내 스타트업들에 투자하려 눈에 불을 켜고 있는 것이다.
예일과 스탠퍼드대 역시 한국 내 벤처 투자를 위해 국내 사모펀드(PEF)와 접촉하고 있다. 오아시스와 의료기기 업체 메디트 등에 투자해온 UCK파트너스는 올 상반기 싱가포르에서 예일대 측의 제안으로 투자 관계자를 만났다. UCK의 한 관계자는 “한국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가장 적합한 운용사를 찾고 있었다”고 전했다. 스탠퍼드대 역시 2019년부터 MBK파트너스나 IMM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대형 사모펀드들과 접촉해왔다. 스탠퍼드대 관계자는 “한국의 스타트업 투자 시장은 규모가 작지만 중국에 대한 투자가 사실상 막혀 한국 사모펀드를 통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대는 수년 전 국내 사모펀드에 출자를 검토했다가 막판에 손실 위험을 우려한 교수진의 반대로 무산된 후 사모 투자 사례가 전무하다. 투자를 추진했던 펀드는 연 15% 수준의 고수익을 냈다고 한다. 연세대와 고려대 역시 각각 대학 채권을 발행해 적극적인 사모 투자에 나서려 했으나 “대학이 부채를 쓰면 안 된다”는 보수적 분위기에 눌려 채권 발행에 진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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