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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와 내년까진 어렵지 않을까요?”
롯데카드 매각 전망에 대해 묻자 복수의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습니다. 4년 전, 롯데그룹을 함께 떠나 각각 사모펀드 품에 안긴 롯데손해보험의 매각이 최근 본격화되면서 롯데카드로도 시선이 쏠리고 있지만, 새 주인을 찾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앞서 작년 9월 롯데카드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59.83%)는 매각을 추진했으나 불발된 바 있습니다. 당시 하나금융그룹 등 3~4곳이 예비입찰에 참여했으나 본입찰로 이어지지 않았고, 인수가(1조3810억원) 대비 높은 몸값 부담이 배경으로 지목됐습니다.
유력 잠재 원매자로는 KB금융이 거론됩니다. 리딩금융 경쟁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려면 비은행 강화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만약 8개 전업카드사 중 시장 점유율 4위인 KB국민카드가 5위인 롯데카드와 합병 시 1위사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유통 분야에 특화된 데이터를 활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도 메리트로 꼽힙니다. 이미 KB손해보험, KB증권 모두 인수합병을 통해 세를 키운 경험도 있습니다.
그러나 KB금융 역시 당장 카드사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립니다. 조달 금리 상승으로 업황이 어두운 상황에서 높은 비용을 지출해 인수할 경우 실익이 적다는 판단에서죠. 롯데카드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자회사 처분 이익을 제외하면 10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1% 감소했습니다.
또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사모펀드 특성 상 매각가를 인수가 이하로 크게 내릴 가능성도 낮습니다. 다만 사모펀드 수익 구조를 감안하면 통상 기업 인수 4~5년 차에 엑시트(투자금 회수)한다는 점에서 매각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 몸값을 낮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일각에선 롯데카드의 매각 장기화는 곧 불황의 늪에 빠진 카드 업황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평가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본업(결제 수수료)만으로 미래를 장담할 수 없고, 겸영·부수 업무 확대로 신규 수익원을 찾으려고 해도 기존 사업자와의 경쟁에서 수익을 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털어놨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카드가 ‘제값’을 받고 빠른 시일 내 매각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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