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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무기도 무용지물, 뉴욕 지하철의 절반 길이 ‘가자 땅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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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1월 키수핌 인근 가자지구 국경의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로 향하는 국경 공격용 땅굴로 추정되는 곳의 내부를 개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사진=로이터 자료화면
지난 2018년 1월 키수핌 인근 가자지구 국경의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로 향하는 국경 공격용 땅굴로 추정되는 곳의 내부를 개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사진=로이터 자료화면

가자지구의 무수한 터널은 이집트에서 물품을 밀수하고 이스라엘 공격을 감행하는 통로다. 이스라엘 방위군이 속칭 ‘가자 지하철(Gaza Metro)’로 일컫는 거대한 미로 터널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전에서 최대 복병으로 꼽힌다.

16일 AP통신에 따르면, 2021년 하마스는 가자지구 지하에 500㎞ 길이의 땅굴을 건설했다고 주장한다. 이 수치가 정확한 수치인지는 불분명하나, 사실이라면 하마스의 지하터널은 미국 뉴욕시 지하철 시스템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길이다. 하마스는 이 미로 터널을 통해 항공기와 감시 드론의 눈을 피해 사람과 물자를 수송하고, 로켓과 탄약고를 보관하며 지휘 및 통제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스라엘 라이히만 대학의 교수이자 지하전 전문가인 다프니 리치몬드-바라크는 “좁은 영토에 매우 복잡하고 거대한 터널 네트워크가 구축돼있다”고 통신에 전했다.

가자지구는 2007년부터 이스라엘의 육상, 해상, 공중 봉쇄와 이집트의 육상 봉쇄 조치를 받고 있고, 지하 깊은 곳에 땅굴을 파는 데 쓰이는 대형 기계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기초적인 장비인 굴착기로 지하 깊숙이 굴을 파서 전기가 연결되고 콘크리트로 보강된 네트워크를 파고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하마스 땅굴은 특이점은 아프가니스탄 산악지대의 알카에다나, 동남아시아 정글의 베트콩의 땅굴과 달리 지구상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가자지구 도시 한 가운데 지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가자지구는 서울의 60% 정도 크기인 360㎢ 면적에 23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2020년 10월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국경을 따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남부까지
2020년 10월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국경을 따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남부까지 “지하 수십 미터”에 이르는 새로운 국경 통과 터널이 이스라엘 군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된 지하 터널 현장 근처에서 굴착 기계가 보인다. /사진=로이터통신

웨스트포인트 현대전쟁연구소의 선임연구원 리치몬드-바라크는 “터널은 어디에서든 항상 다루기 어렵지만, 특히 도시에 있는 경우 전술적, 전략적, 작전 측면과 민간인 보호 등 모든 면에서 더 복잡해진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이스라엘에서 최소 1400명(대부분 민간인)이 사망한 테러 공격이 발생한 후 이스라엘 군은 하마스가 무고한 가자지구 민간인들이 거주하는 집 밑과 건물 내부에 숨어 있어 사실상 ‘인간 방패’를 내세우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실제 가자 보건부는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최소 2750명의 팔레스타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부상자는 9700명에 달한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지상 침공을 할 경우 지하 터널 네트워크를 집중 추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은 2014년에도 지하 통로를 제거하기 위해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 공격을 개시했었다. 9년 전보다 상황은 좋지 않다. 하마스의 미로 터널은 보다 복잡하게 ‘진화’했다.

리치몬드-바라크는 지하 통로를 폭격하는 게 가장 효율적인 제거 방법이지만, 이 같은 공격은 민간인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만으로는 지하의 위협을 막기에 충분하지 않으며 각종 시각정보, 국경 모니터링, 심지어 민간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까지 총체적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스라엘이 첨단센서와 지하 장벽을 갖춘 스마트 시스템으로 국경을 지키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하마스는 육상, 공중, 해상 공격을 감행할 수 있었다. 리치몬드-바라크는 “터널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완벽한 해결책은 없다”며 “터널을 위한 아이언돔은 없다”고 말했다.

CP-2022-0012@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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