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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기술신용대출’ 공급 규모가 5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당국의 가계대출 제동에 기업대출 영업으로 눈을 돌린 은행권의 분위기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술신용대출은 은행권이 담보는 부족하지만 기술력 있는 혁신 기업을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상당히 주목받고 있는 분야다.
은행권에서는 당분간 기술신용대출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4분기 은행채 발행 한도가 폐지되면, 우량채로 쏠리는 ‘구축효과’ 등을 이유로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기술신용대출은 기술력은 보유하고 있으나 담보·신용이 낮은 벤처기업·중소기업 등에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제도다.
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8월 17개 은행의 ‘기술신용대출’ 공급 규모는 전월 대비 0.14% 증가한 306조8107억원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4월 감소로 전환된 뒤 지난 8월 다시 상승 전환됐다.
기존 중소기업 대출의 연장·대환, 증액을 제외한 순공급 금액을 뜻하는 기술신용대출 평가액도 지난 7월 228조7880억원에서 228조8463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올해 은행권의 기술신용대출 건수(74만1771건)는 전월(74만4744건) 대비 0.4% 줄었다.
이 중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증가세를 보였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전월 대비 기준 우리은행의 증가폭(2.02%)이 가장 컸다. 이어 하나은행 1.63%, 농협은행 0.80%, 신한은행 0.09%, 국민은행 0.03% 순으로 이어졌다. 우리은행은 지난 7월 34조7128억원에서 한 달 새 6994억원 증가했고, 하나은행은 36조8733억원에서 5997억원 늘었다. 농협은행과 국민은행, 신한은행은 각 1585억원, 99억원, 374억원씩 증가했다.
은행권은 기술신용대출 잔액이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관리하고 있는 데다 은행채 발행이 늘면서 회사채 시장 투심 약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3조7794억원이었던 은행채 순발행액은 9월 4조6800억원으로 늘어났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채 물량이 많아지면서 (우량채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기업들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지만 투심이 약화돼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게다가 은행권이 최근 기업 대출과 관련한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기술금융대출 잔액은 당분간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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