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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역할’ 깬 여성들의 서사, 성별 뛰어넘는 ‘워맨스 영화들’

6일 공개한 넷플릭스 영화 '발레리나'. 사진제공=넷플릭스
6일 공개한 넷플릭스 영화 ‘발레리나’. 사진제공=넷플릭스

최근 들어 영화계에 ‘워맨스'(woman+romance)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6일 공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발레리나’를 시작으로 ‘너와 나’ ‘녹야’ 등 여성들의 ‘진한’ 우정을 그린 영화가 잇따라 관객을 만난다.

‘발레리나'(제작 클라이맥스 스튜디오)는 소중한 친구를 죽음으로 몰아간 일당들을 응징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로 전종서와 박유림, 김지훈이 출연했다. 전종서와 박유림이 각각 옥주와 민희로 분해 우정 이상의 깊은 관계를 그린다. 영화가 이들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지만 우정만으로는 주인공의 복수 동기에 공감하기 쉽지 않다.

‘발레리나’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이충현 감독은 “자신에게 고귀한 존재가 영화에서처럼 나쁜 일을 당하면 그 자신도 모욕감과 분노를 느낄 거라 생각했다”며 “옥주의 민희의 관계를 우정이다, 사랑이다 명확하게 설정하지 않았다”고 판단을 관객의 몫으로 돌렸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너와 나'(제작 필름영)는 수학 여행을 떠나기 전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싶은 소녀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두 여고생을 통해 사랑의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하는데 퀴어 요소가 포함돼 있다. 인물들의 성별보다 감정에 초점을 둔 세련된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영화의 연출자로, 관객에게는 배우로 친숙한 조현철 감독은 “영화를 만들 때는 퀴어라는 소재를 의식하지 않았다”며 “그러한 사랑도 일상에 분명히 존재하는 사랑의 방식이기 때문에 영화에 자연스럽게 들어간 것 같다”고 밝혔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너와 나'. 사진제공=필름영
오는 25일 개봉하는 ‘너와 나’. 사진제공=필름영

내달 개봉 예정인 중국영화 ‘녹야’는 한국에서 고단하게 살아가는 중국인 여성이 초록색 머리를 한 젊은 한국인 여성을 만나 얼떨결에 동행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영화는 중국배우 판빙빙과 한국배우 이주영이 주연했다.

‘녹야’는 두 여성이 자신들을 억압하는 세상에 대해 맞서기 위해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의 베드신도 담는다.

내달 개봉 예정인 '녹야'. 사진제공=스튜디오디에이치엘
내달 개봉 예정인 ‘녹야’. 사진제공=스튜디오디에이치엘

●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적인 인물로

동시기에 개봉(또는 공개)하는 ‘발레리나’ ‘너와 나’ ‘녹야’가 주목받는 이유는 퀴어 요소를 포함한 설정 뿐만 아니라 한동안 영화에서 보기 힘든 여성 서사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들 영화는 워맨스를 바탕으로 여성을 보호받거나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적인 인물로 그린다. 또한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 캐릭터라는 점도 주목을 받는다.

이 가운데 ‘발레리나’는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영화(비영어) 부문에서 3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배우 김지훈은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사건들로 인해 사회가 급변하고 있고, 그 변화의 흐름을 영화가 반영하고 있는 것에 대해 관객들이 반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이들 영화의 비수기 개봉에 주목하며 “여성 서사의 영화들은 대중성보다는 주제의식에 초점을 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김혜수 염정아 주연의 ‘밀수’가 올 여름 시장에서 흥행한 것을 보면 여성 서사 영화에 대한 진입장벽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며 “현실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서사를 가진 여성 영화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CP-2023-0089@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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