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연구원의 모습. /사진제공=셀트리온 |
통합 셀트리온 (143,500원 ▼1,500 -1.03%)의 날개 역할을 할 희소식이 기다리고 있다. 셀트리온의 차세대 주력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신약 ‘짐펜트라'(성분명: 인플릭시맙)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허가를 앞두고 있다.
셀트리온은 앞서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토대로 짐펜트라 허가를 신청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FDA의 승인 절차상 앞으로 빠르면 일주일 안에 짐펜트라의 허가가 이뤄질 수 있다. 이미 허가를 받은 ‘램시마’ 정맥주사(IV) 제형(미국 제품명: 인플렉트라, 이하 램시마)과 시너지가 기대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지난해 인플릭시맙을 포함한 미국 ‘TNF-α’ 억제제 시장은 약 477억3600만달러(약 62조원) 규모다. 이 중 짐펜트라가 우선 타깃으로 하는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 시장 규모는 약 98억2700만달러(약 12조8000억원)다. 짐펜트라가 허가를 받으면 TNF-α 억제제 시장에서 셀트리온의 영향력이 더 커질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임상 결과와 유럽 시장 성공 등을 토대로 짐펜트라가 미국에서 가파르게 시장에 침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짐펜트라의 내년 매출액은 6000억원으로 예상하고 3년 안에 3조원으로 늘 것으로 전망한다. 역대 최고치인 셀트리온의 지난해 총 매출액 2조2839억원을 짐펜트라 단일 제품 하나로 뛰어넘겠단 목표다.
환자 부담 줄이고 효능·안전성 입증…’골든 테라피’로 주목받는 짐펜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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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2공장 외경. /사진제공=셀트리온 |
셀트리온의 짐펜트라는 정맥주사 제형의 기존 인플릭시맙 성분을 피하주사(SC)로 바꾼 유일한 제품이다. 환자가 매번 병원을 방문해 몇 시간씩 주사를 맞으며 투약해야 하는 불편함을 없앴다. 피하주사 제형은 환자 스스로 집에서 비교적 편하게 투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이 짐펜트라에 자신감을 갖는 이유다.
셀트리온은 짐펜트라가 정맥주사 제형 대비 편의성을 개선했을 뿐 아니라 글로벌 임상에서 항체반응(ADA) 및 제형에 따른 면역원성에 차이가 없는 것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허가를 위해 신규로 진행한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환자 대상 글로벌 임상 3상에서 짐펜트라는 위약(가짜약) 대조군 대비 높은 유효성 결과를 나타냈다. 안전성에서 위약 대조군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 같은 편의성과 임상을 통해 입증한 효능 및 안전성을 토대로 ‘램시마SC'(유럽 브랜드명)는 먼저 출시한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램시마SC의 시장 점유율은 유럽 주요 5개국(EU5)에서 17%를 기록했다. 특히 독일에서 33%, 프랑스에서 21%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올해 유럽 허가 10주년을 맞은 램시마는 2017년 오리지널 제품의 점유율을 넘어서며 시장에서 지위를 굳건히 했다. 이후 출시한 램시마SC는 기존 램시마와 시너지를 내며 합산 점유율 68.5%로 사실상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먼저 출시한 램시마와 시너지를 통해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겠단 계획이다. 미국에서 램시마는 사보험사 등재 등을 통해 올해 1분기 기준 점유율 32%를 기록했다. 경쟁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대비 3배 이상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며 지속 성장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짐펜트라는 허가 협의 단계에서 기존 제품과 차별성을 인정받아 ‘신약’의 지위로 허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신약인 만큼 기존 바이오시밀러보다 높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다. 피하주사 제형과 투여법에 대한 특허로 2038년까지 특허 보호를 받는다. 특히 이 특허는 짐펜트라뿐 아니라 인플릭시맙 피하주사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진입을 방어할 수 있도록 구성된 장벽 특허로 의미가 있다. 이를 통해 특허 만료 시점까지 짐펜트라가 신약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면서 안정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미국의 고가 의료보험 체계를 감안하면 집에서 투여 가능한 피하주사 제형의 강점은 더욱 두드러진다”며 “환자가 병원을 찾아 정맥주사를 투여할 때 비용이 한국보다 수십 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환자 부담은 획기적으로 줄이고 효능과 안전성까지 입증했기 때문에 짐펜트라는 일각에서 ‘골든 테라피’로 불린다”고 덧붙였다.
통합 셀트리온, 매출원가율 낮아진다…짐펜트라로 경쟁력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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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연구원의 모습. /사진제공=셀트리온 |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을 유통하고 판매하는 별도 법인인 셀트리온헬스케어 (64,300원 ▼800 -1.23%)와 합병을 통해 짐펜트라를 포함한 주요 품목의 매출을 극대화하겠단 전략이다. 합병을 완료하면 셀트리온의 제품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구입해 판매하는 중간 거래 절차를 없애고 제품 생산에 들어가는 매출원가를 낮출 수 있다. 특히 현재 70%에 달하는 매출원가율은 합병을 통해 40% 수준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그만큼 원가경쟁력을 키워 유연하고 적극적인 가격 책정을 통해 신시장 진출이나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수 있단 의미다. 짐펜트라 역시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극대화된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짐펜트라는 통합 셀트리온의 미국 시장 첫 번째 신약으로 주목받는다. 셀트리온은 지난 8월 합병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2030년 매출 12조원대 회사로 거듭나겠단 목표를 밝혔다. 짐펜트라를 시작으로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 마이크로바이옴 등 유망신약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전체 매출의 40%를 창출하는 글로벌 빅파마(대형제약사)로 거듭나겠단 포부다.
셀트리온은 이를 위해 바이오벤처, 연구소 등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활발한 인수합병(M&A) 등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으로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갖출 방침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짐펜트라는 합병으로 통합하는 셀트리온의 매출 성장을 견인할 글로벌 블록버스터가 될 것”이라며 “원가경쟁력과 제품의 효능과 안전성, 복용편의성 등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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