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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서학개미(미국 증시 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원픽’으로 꼽히는 테슬라의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일에 도달했다.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낮아진 상태 속에서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마진(이익)이 ‘바닥’을 찍을지 여부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저가 경쟁’을 통한 전기차 판매량 확대 정책에 그동안 계속됐던 마진 희생 기조를 테슬라 경영진이 일단락하고 다시 마진 개선에 나설 의지를 보일지 여부가 향후 투심과 주가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18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NYSE)가 폐장한 직후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외 투자자들이 이번 실적 중 가장 주목하고 있는 지점은 최근 선명한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마진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는지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월가(街) 전문가들의 분석을 집계한 결과 테슬라의 3분기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0.73달러로 집계됐다. 예상대로 결과가 나올 경우 올 들어 기록한 분기별 EPS(1분기 0.85달러, 2분기 0.91달러) 중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월가에선 3분기 EPS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저가 판매 공세 전략에 따른 영향이 최고조에 이르며 ‘바닥’을 찍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WSJ 집계에 따르면 3분기 예상 EPS는 한 달 전(0.80달러)에 비해선 8.75%나 하락했고, 3개월 전(0.85달러)과 비교했을 때는 14.12%나 떨어졌다.
총마진율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란 분석이 이어진다. 월가에서도 대표적인 테슬라 낙관론자로 꼽히는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조차 3분기 총마진율이 17%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작년 3분기만 해도 25%대에 이르던 총마진율이 올 들어 20%대가 무너진 것에 더해 연중 최저치를 경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에 대한 목표주가 하향도 이어지고 있다. 알렌산더 포터 파이퍼샌들러 애널리스트는 최근 목표주가를 300달러에서 290달러로 낮췄다. WSJ이 집계한 목표주가(253.25달러)는 17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테슬라의 주가 254.92달러를 이미 넘어서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실적 발표 후 머스크 CEO 등이 참석해 진행할 경영진 콘퍼런스콜에서 나올 발언들이 향후 주가 흐름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특히, ‘바닥’을 찍을 것이 확실한 마진을 반등할 의지와 구체적인 방안 확인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광고 확장이다. 머스크 CEO가 지난 5월 광고 가능성을 언급하며 테슬라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시카고 퓨처펀드의 게리 블랙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수요 탄력성을 감안할 때 모델Y 가격을 대당 7000달러 인하한다고 매출이 획기적으로 오르지 않는다”며 “가격 인하 대신 광고를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반론도 있다.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할인 여파로 테슬라 이익은 훨씬 더 감소할 수밖에 없다”면서 “제너럴모터스(GM)나 포드만큼 (연간 200억달러 이상) 광고비를 쓸 필요가 없다”고 했다.
가격 인하를 통한 판매량 증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3분기 차량 인도량이 전문가 예상치보다 2만대나 적은 43만5000대를 기록한 가운데, 머스크 CEO가 제시한 연간 판매 목표 180만대를 어떻게 4분기까지 달성할지 구체적 계획을 밝힐지도 주요 포인트다. 연간 판매 목표 달성까지 남은 수치는 47만6000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국산(産) 테슬라 전기차 9월 판매량이 전년 대비 11%나 감소하는 등 중국 시장 판매 부진의 그림자가 다시 드리우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모델3 미국 출시 일정 공개 ▷사이버트럭 생산·배송 진행 상황 ▷완전자율주행(FSD) 추가 인하 ▷멕시코 신공장 등에 대한 경영진의 명쾌한 답변을 기다릴 것”이라며 “올해 목표 판매량 달성은 이윤을 희생하면서까지 판매량 증가에 ‘올인’했던 경영진의 판단을 정당화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고 분석했다.
테슬라 3분기 실적 발표 후 국내 투자자들의 향후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 들어 테슬라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은 총 5억8936만달러(약 7974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보였다. 이전 2개년(2021년 3조8804억원, 2022년 3조6465억원 순매수) 분위기와는 180도 달라진 것이다. 올 들어 테슬라 주식에 대한 월간 순매수액을 살펴보면 1·3·4월을 제외한 7개월간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테슬라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주가가 내렸을 때 ‘저가 매수’한 뒤 일정 수준 이상 올랐을 때 ‘차익 실현’하는 중·단기 투자 형태가 뚜렷”하다며 “최근 한 달을 살펴볼 경우 250달러를 기준으로 낮을 경우 매수, 웃돌 경우 매도에 나서는 모양새”라고 짚었다.
향후 테슬라 주가 흐름은 최근 주가 조정세에 진입한 2차전지 대표주들의 움직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8월 이후 에코프로비엠(-40.57%), 포스코퓨처엠(-35.29%), 에코프로(-31.23%), SK이노베이션(-22.10%), 포스코홀딩스(-21.65%), 삼성SDI(-21.20%), LG에너지솔루션(-15.18%) 등 주요 2차전지주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사이버트럭과 모델3 등 미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신차 사이클이 시작되고 소재 가격 하락에 후행하는 배터리 가격 하락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부진했던 전기차 판매량 회복세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주요 2차전지 배터리셀 종목 주가가 올해 3분기 저점을 찍은 후 4분기부터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관계자는 “최근 강한 조정세를 겪은 2차전지 주요주의 경우 밸류에이션 부담이 주가 급등기에 비해 현저히 낮아진 만큼 테슬라의 실적 결과에 따라 반등 가능성도 충분하다”면서도 “다만, 실적이 예상보다 너무 낮게 나오거나 향후 판매량 제고를 위한 구체적 방향성이 불분명할 경우 반등 모멘텀에 찬물을 끼얹으며 주가 방향성을 상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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