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경 한국거래소 부이사장(경영지원본부장)이 17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된 ‘2023 KRX 인덱스 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거래소
김기경 거래소 부이사장 “KRX 지수, 환경변화와 시장 니즈에 발맞춰 새롭게 변해야 돼”
[한국금융신문 전한신 기자] “국내 인덱스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경쟁 또한 더욱 치열해지고 있고 투자자들의 니즈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KRX 지수’는 이같은 환경변화와 시장 니즈에 발맞춰 새롭게 변할 것을 약속한다.”
17일 김기경 한국거래소(이사장 손병두닫기손병두기사 모아보기) 부이사장(경영지원본부장)이 이 날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3 KRX 인덱스 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통해 던진 화두다.
김기경 부이사장은 “지난 40년간 KRX 지수가 국내 인덱스 시장을 주도하면서 함께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김 부이사장은 “최근 우리 경제는 글로벌 고금리 기조 아래 물가 상승, 기술 패권을 둘러싼 경쟁,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란 유례없는 복합위기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는 속에 최근 발발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까지 더해져 시장의 불확실성은 증폭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큰 변화와 위기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도전과 기회다”며 “자본시장의 핵심 인프라인 인덱스 산업도 마찬가지다”고 강조했다.
김 부이사장은 “지난 1983년 코스피 지수 발표 후 40년 동안 우리 경제는 여러 차례 위기를 겪었지만, 혁신과 적응을 통해 체질 개선과 양적 성장 등 기회로 만들어냈다”며“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약 38% 상승했고 상장지수상품(ETP) 시장의 순자산총액은 100조원을 돌파해 새로운 도약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높은 불확실성에 직면한 지금, 우리 정치의 시금석이자 경제성장의 바로미터인 코스피 지수의 지나온 40년을 되짚어보고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이번 컨퍼런스가 그런 의미에서 매우 뜻깊다”고 덧붙였다.
김 부이사장은 높은 글로벌 불확실성과 경쟁에 대응해 ▲혁신 상품 공급을 위한 시장 수요 상시 발굴 채널 구축, 지수개발체계 개선 및 리서치 역량과 개발 전문성 강화 추진 ▲국제 인증 추진 등 지수관리체계 정비 및 다양한 정보 상품 공급으로 지수 이용 편의성을 높일 것 ▲우리 지수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해외 마케팅 강화 및 해외물 지수개발 인프라 마련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거래소에선 오는 12월 우량 상장채권 등에 투자하는 채권지수 2종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양성영 거래소 인덱스개발팀장은 “채권투자수요가 늘고 관련 ETP 시장이 성장하면서 채권지수 개발을 추진하게 됐다”며 “주가지수나 파생지수 대비 부족한 채권지수 라인업을 확대하고자 지난 2009년도 이후 최초로 지수 개발에 착수했다”고 지수 개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에 발표된 신규 채권지수는 ‘KTB 10년 지수’와 ‘KRX 종합채권(AA-이상) 지수’다. ‘KTB 10년 지수’는 국고채 10년물 현물을 구성 종목으로 하는 실시간 지수다. 10년 국채선물 최종결제기준채권 2종목과 그 직전 발행 국고채 10년물 1종목으로 구성됐으며 장내 및 장외 실시간 가격을 활용해 산출한다.
‘KRX 종합채권(AA-이상) 지수’는 우량 상장채권을 구성 종목으로 하는 종합채권 종가지수다. 국공채, 신용등급 AA- 이상 은행·금융·회사채 등 약 6000개의 종목으로 이뤄졌다. 산출방식은 시가총액 가중 방식이다.
양성영 인덱스개발팀장은 “해당 지수들이 채권 ETP의 기초지수로 활용 가능하고 국고채 3년물에 한정된 혼합대상 채권지수를 다양화해 투자자의 기대수익·위험선호에 맞춘 주식·국채 혼합지수를 제공한다”면서 “향후 주식·국고채·회사채·리츠 등 다양한 자산군이 포함된 멀티에셋 지수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10월 중 2024년도 신규 지수 개발 수요조사를 실시해 기술 컨셉, 개발 타당성 등에 대한 검증 후 기술 개발 계획서를 작성할 계획이다” 며 “이 밖에도 테마, 전략, 채권, 멀티에셋 지수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 추진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콘퍼런스에 국내외 증시 전문가들이 주제발표에 나서서 글로벌 인덱스 시장의 현황과 전망을 설명하는 자리가 됐다.
크레이그 라자라(Craig Lazzara) 스탠다드앤푸어스(S&P) 다우존스 상무는 ‘최근 인덱스 산업의 발전과 패시브 투자의 효용성’에 대해 발표했다. 라자라 상무는 S&P500 지수 등을 기준으로 액티브 투자는 패시브 투자보다 ▲비용 ▲투자운용업의 전문화 ▲수익 관련 측면에서도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분산하는 종목이 많을수록 익스포저(위험 노출)가 낮아지고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다”며 효과적인 포트폴리오 배분 전략도 제시했다.
이어 마사후미 와타나베 노무라자산운용 ETF 사업본부장은 ‘일본 인덱스 투자동향: 일본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발표하며 “일본 ETF 시장의 규모가 73조엔에 달하고 현재 278개 상품이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본 최초의 ETF는 지난 1955년 상장해 미국과 비슷한 시기에 시장이 형성됐지만, 성장하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강조했다.
마사후미 와타나베 본부장은 “일본 공적연금, 은행 등이 다양한 인덱스를 활용해 정부 정책을 은연중에 드러내는 특성이 있다”며 “일본 정부가 정책을 통해 투자자들과 기업의 특정 목표를 위해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새로운 지수 개발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 발표자로 나선 전균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최신 키워드로 본 인덱스 시장동향 및 전망’을 주제로 국내외 ETF 시장의 특징을 비교하고 최근 인덱스 및 자산운용업계의 변화 속에서 한국 인덱스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 발표자로 나선 박명우 거래소 인덱스사업부장은 ‘코스피 지수 발표 40년 성과와 시사점’ 을 주제로 코스피 지수의 지난 40년 성과를 돌아보고 한국 인덱스 시장의 현황과 시사점 점검 및 한국거래소의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인덱스 산업을 선도하는 지수사업자로서 국내외 시장참가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선진적인 국내 투자문화 정착을 위해서 계속 노력하겠다”고말했다.
전한신 기자 pocha@fntimes.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