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전한신 기자] 국내 6번째 초대형 투자은행(IB)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하나증권(대표 강성묵)의 인가 신청이 내년으로 미뤄졌다. 하나UBS자산운용의 100% 자회사 편입을 우선순위로 두면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이달부터 하나UBS자산운용 경영권 인수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연내 진출을 목표했던 초대형 IB 인가와 발행어음 업무 신청은 내년에 추진키로 했다.
앞서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는 지난 3월 하나UBS자산운용의 대주주 변경 승인안을 조건부로 가결했고 49%의 지분을 보유한 하나증권은 UBS로부터 51%의 지분을 인수할 수 있게 됐다. 대주주 변경 승인안은 9월 28일부터 효력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하나UBS자산운용의 완전 자회사 편입을 우선적으로 준비하던 상황이라 초대형 IB 진출을 올해 안에 추진하기엔 촉박한 상황”이라며 “잔여 지분 인수 등의 과정이 2~3달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초대형 IB는 금융위가 지난 2016년 8월 자본시장의 실물경제 지원기능을 강화하고 금융투자업 자체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했다. 초대형 IB 인가 요건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내부 통제 위한 시스템 구축 ▲재무 건전성 등으로 이를 충족하면 금융당국의 심사를 거쳐 최종 지정된다.
초대형 IB에 지정되고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2배 한도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 중 50% 이상을 IB 부문에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채권·부동산·해외 사업·비상장사 지분 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현재까지 초대형 IB에 지정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5곳이며 삼성증권을 제외한 4곳은 발행어음 업무도 영위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 2020년에 이미 자기자본 요건을 달성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별도 재무제표 기준 하나증권의 자본총계는 8771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도 초대형 IB 진출을 위한 요건을 충족한 상태지만, 아직 인가받지 못했다.
다만 하나증권의 경우 금감원의 기관경고 조치로 신규사업 인가가 제한됐었지만, 현재는 1년이 지나 제재가 해제됐다. 지난해 8월 말 금감원은 하나증권에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혐의로 기관경고 및 과태료 11억9100만원의 제재를 조치했다.
시장에서는 하나증권이 그간 IB 부문 역량 강화를 강조한 만큼 하나UBS자산운용의 인수 작업 후 초대형 IB 인가를 신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는 올해 초 취임사에서 “부동산 위주의 IB에서 주식발행시장(ECM), 채권발행시장(DCM) 등 전통 IB 부문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며 “자기자본 6조의 초대형 IB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신 임직원 여러분과 이은형닫기이은형기사 모아보기 부회장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나증권은 IB 사업 확대를 위해 초대형 IB와 단기금융업 인가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하나UBS자산운용의 완전 자회사 편입과 초대형 IB 인가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인수 작업을 먼저 완료한 뒤 초대형 IB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한신 기자 poch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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