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정면충돌 중인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명확한 외교적 성과를 확보하는 것보다는 복잡한 현지 상황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18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도착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회담을 할 예정이다.
미 백악관 측은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쟁과 관련해 향후 며칠, 몇 주간의 이스라엘 계획과 목표에 대해 알아볼 것이라며 “좀 어려운 질문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문 기간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피해자와 인질의 가족들을 만나고, 방문 기간 대중 연설도 할 예정이다.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 이후 중동은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보복에 나선 이스라엘이 30만 예비군 병력을 소집, 지상군을 투입하겠다고 나섰고, 전쟁터인 가자지구에서는 병원에 로켓이 떨어져 폭발하는 등 인도주의적 문제까지 쏟아지고 있다.
이에 전격적으로 성사된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이 어떤 외교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다만 백악관은 현재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 방문길에 오른 전날 가자지구의 민간병원에 로켓이 떨어져 폭발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당초 계획됐던 미국, 요르단, 이집트, 팔레스타인 등 4자 정상회담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에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한 뒤 요르단 암만으로 이동해 3개국 정상에 확전 방지 노력을 요청하려던 계획이 틀어진 것이다.
이에 미국 외신들은 백악관이 대외적으로 공개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기보다는 미묘하고 복잡한 현지의 사정을 파악하고 조정하는 쪽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역할을 맞추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 보도하고 있다. 이를 두고 CNN은 “막판에 중동 방문의 핵심 일정이 사라진 뒤 백악관이 기대를 조절하려는 분명한 시도”라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방문만으로도 즉각적인 인질 관련 협상을 체결하거나 하마스에 구금된 미국인 인질이 석방될 것이라는 기대는 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재 분위기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직전 갑작스러운 일정 변화가 있었지만, 그는 예정대로 전용기에 올라탔다. 백악관 측은 병원 폭발과 같은 사태가 바이든 대통령의 순방에 리스크 요인으로 판단했으나 직접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것이 리스크보다 더 큰 이익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한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민간인이 현지에서 의약품, 식량, 식수 등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해결하는 것을 이번 방문의 주요 목표 중 하나로 보고 있다면서 가자지구를 위한 인도주의적 플랜을 마련하는 것에 관심을 보인다고 여러 소식통은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현시점에서 미군 병력을 전투 현장에 배치할 계획은 없으나 이스라엘에 자문, 의료 등을 지원하기 위한 2000명 규모의 병력을 대기 조치해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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