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위메프가 큐텐에 인수된 지 5개월만에 사용자수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큐텐에 먼저 인수된 티몬·인터파크쇼핑의 전략을 위메프에도 적용하면서 독자 플랫폼으로써의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위메프의 월간 사용자수(MAU)는 올 1월 412만명에서 지난 9월 288만명으로 30% 급감했다. 위메프의 월간 사용자수가 300만명을 밑돈 것은 모바일인덱스 내에 안드로이드와 iOS의 합산 데이터가 존재하는 2020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쇼핑앱 카테고리 내 순위도 1월 6위에서 9월 10위로 떨어졌다.
티몬도 같은 기간 MAU가 11.5% 하락하긴 했지만 앱 순위는 7위로 유지되고 있는 점과 대비된다. 티몬은 7월을 기점으로 위메프와의 순위가 역전되기도 했다.
위메프는 올해 4월 큐텐에 인수된 뒤 티몬, 인터파크쇼핑과 유사한 서비스를 속속 도입했다. 큐텐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를 활용한 풀필먼트 서비스인 W프라임, 직구 확대 등이다.
W프라임은 입점 셀러들의 재고 관리, 주문, 배송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서비스다. 상품을 미리 창고에 보관해 빠른 배송을 장점으로 앞세운다. 오후 2시 이전에 주문하면 내일 도착하고, 해외 배송도 5일 안에 받을 수 있다. 위메프는 본래 ‘원더배송’을 통해 빠른 배송 서비스를 운영해왔지만 큐텐 인수 후 원더배송도 큐익스프레스로가 담당하면서 혼합 운영되고 있다. 동일한 구조로 티몬은 T프라임, 인터파크쇼핑은 아이프라임을 운영 중이다.
풀필먼트 서비스 이용을 독려하기 위한 할인 행사도 비슷하다. T프라임은 지난 8월부터 매달 7일을 T프라임데이로 정해 상품을 최대 15% 할인하고 있다. 위메프도 지난 13일 전 고객에 최대 10% 카드 할인 쿠폰을 지급하는 등 W프라임데이를 진행했다. 빠른 배송 서비스의 주요 카테고리는 정기적으로 구매가 일어나 재고 관리가 예측 가능한 샴푸, 물티슈 등 생필품이다. 같은 물류 서비스를 이용하는데다 상품 차별화가 그만큼 힘들다.
큐텐을 통해 직구를 강화한다는 전략도 동일하다. 지난 7일 티몬이 큐텐과 함께 ‘인도 상품 전문관’을 출시한 지 열흘 만에 위메프도 큐텐의 그룹사인 인도 오픈마켓 샵클루스와 함께 ‘쇼핑으로 하는 인도 여행’ 기획전을 진행했다. 주요 상품으로 소개한 제품도 양 사가 ‘바이오티크’ 비누, 히말라야 립밤 등으로 유사하다.
직구 할인전도 지속된다. 위메프는 지난달 말 ‘해외쇼핑데이’를 열고 미국, 유럽, 일본 등 큐텐의 글로벌 커머스 상품을 판매했다. 기획관에서 사용할 수 있는 20%의 장바구니 쿠폰과 10% 카드할인 쿠폰을 증정했다. 인터파크쇼핑은 지난 14~15일에 직구 인기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직구 특가 왔데이’를 첫 진행했다. 인터파크쇼핑은 앞으로 매월 둘째주 주말마다 ‘직구 특가 왔데이’를 진행할 예정이다. 티몬도 오는 20일까지 직구 리그를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채널을 통해 판매하면 이용자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주요 해외 브랜드는 다양한 e커머스에 입점돼 있고, 저가 상품은 알리익스프레스 등이 빠르게 시장을 점유하고 있어 직구 시장에서 큐텐의 영향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위메프 측은 “트래픽 거품을 걷어내고 고객들의 실질 쇼핑을 지원하는 채널로 서비스를 강화해 나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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