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은행 외벽에 붙은 금리 관련 현수막 [연합] |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을 각 은행 여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절하기로 했다. 은행들이 수신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도록 발행은 재개하되, 구축효과를 막기 위해 발행규모와 시기를 조율하겠다는 방침이다. 은행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도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한 뒤 단계적 정상화를 진행한다.
금융위원회는 18일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회의를 통해 이같은 내용의 금융권 자금이동 리스크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부터 금융권이 자금 확보를 위해 경쟁적인 예금금리 인상에 나선 점이 금융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했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은행이 필요자금 조달을 예금 등 수신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도록 은행채를 각 은행 여건에 따라 보다 유연하게 발행하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은행채 발행이 회사채 발행을 구축하는 등 채권시장 부담 요인이 되지 않도록 시장 상황에 따라 발행 규모와 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절해나간다.
금융당국은 95% 비율이 적용되고 있는 LCR 규제를 내년 6월까지 유지한다. 이후 7월부터 단계적 정상화를 재개하기로 했다. 최종 정상화 개시 여부는 내년 2분기 중 시장 상황을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올해 말 예정대로 규제비율을 상향할 경우 자금 수요로 인해 은행채 발행이 과도하게 늘거나 정기예금 등 수신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다.
금융당국은 퇴직연금(DB형)의 경우 연말 납입 집중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금융권과 공공기관, 대기업의 부담금 분납과 만기 다변화를 유도한다. 공정경쟁을 위한 금리공시체계 정비 등을 내용으로 하는 ‘퇴직연금 감독규정’ 개정도 조속히 마무리할 방침이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금융시장 안정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이 재발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지난해 4분기 저축성 예수금 증가 등으로 올해 4분기 만기도래 자금 규모가 예년에 비해 다소 큰 만큼 경각심을 갖고 자금이동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 방지를 위해 추진하는 규제 유연화 조치들이 금융회사의 자산 ․ 외형확대 경쟁의 수단으로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며 “과도한 외형 경쟁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는 한편, 자금시장을 교란하는 이기적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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