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오랫동안 요청해 온 에이태큼스(ATACMS) 지대지 미사일을 마침내 지원받아 첫 사용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우크라이나군이 17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을 향해 처음으로 에이태큼스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우크라이나군은 우크라이나 동남부 베르단스크와 루한스크 지역에 위치한 러시아군 비행장에 최소 4차례의 미사일 공격을 단행해 헬기 9대, 군용 차량, 탄약고, 방공 미사일 시스템 등을 타격했다. 외신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이 과정에서 에이태큼스 미사일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저녁 정례 연설에서 “에이태큼스는 매우 정확하게 스스로를 입증하고 있다”며 공급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오늘 미국에 특별한 감사를 표한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우리의 합의가 이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이태큼스는 사정거리가 300㎞에 달하는 장거리 미사일로 우크라이나가 지난해부터 미국에 지원을 요청해 왔다. 미국은 확전을 우려하며 한동안 지원에 난색을 표했지만, 지난달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원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에이태큼스 미사일 지원 용의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실제 지원은 비밀리에 이뤄졌다. FT는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에 에이태큼스 지원 정보가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지원 사실을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에 제공된 에이태큼스가 집속탄 버전이라고 보도했다. 집속탄은 투하된 어미폭탄이 새끼폭탄 수백 개를 지상에 뿌려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하는 무기다. 불발탄이 땅속에 남아 전쟁이 끝나고 민간인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비인도적 살상무기로 규정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지원한 것은 7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를 지원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반발했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는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보내는 백악관의 결정은 심각한 실수”라며 “의도적으로 숨겨서 이뤄진 이번 조치의 대가는 본질적으로 가장 심각할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