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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천국 네이버도 ‘저출산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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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푸르니판교 어린이집’내 동글동글 놀이터 [네이버 제공]

저출산 여파로 자녀가 있는 직장인의 대표적 사내 복지로 꼽혔던 직장 어린이집이 줄어들고 있다. 기업마다 기껏 돈을 들여 어린이집을 크게 만들었지만, 수요가 없다보니 축소하거나 아예 문을 닫아야 할 상황에 몰리고 있다.

직장 내 어린이집을 아예 안 만드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은 어린이집 설치가 의무화했지만, 이용하는 지원자가 없어 그냥 벌금을 내는 경우도 있다. 저출산 추세를 반영, 직장 어린이집 의무화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8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사내 공지를 통해 직장어린이집 내 유아반(만3~5세) 정원을 축소하겠다고 안내했다.

네이버는 “2004년 푸르니 어린이집 구좌를 구입한 이후 수요를 모니터링하며 지속적으로 정원 확보에 힘써왔다”면서 “하지만 어린이집 지원자수와 입소 원아 감소세가 매년 심화해 고민 끝에 올해부터는 유아반 정원을 일부 조정해 모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지원자가 줄어 사원협의체와의 논의를 통해 정원을 줄인 것”이라며 “향후 수요가 늘면 다시 정원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현재 판교와 서초, 분당 등에 총 6개의 직장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2021년과 2022년에 차례로 궁내, 판교 직장어린이집을 신규 오픈하며 어린이집 전체 수용 인원도 951명까지 늘었다. 2015년 285명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반대로 입소 원아수는 해마다 줄어들며, 2015년 5대 1에 이르렀던 경쟁률도 올해 기준 0.6대 1까지 낮아졌다. 코로나 이전 대비 정기 모집 수요가 41%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에 정원을 줄이기로 한 유아반은 최근 3년새 원아수가 급감하며 이용률이 50% 수준까지 감소했다.

직장어린이집 수요 감소의 원인으로는 영어유치원 등 양질의 교육에 대한 욕구도 무시할 수 없지만, 근본적으로는 저출산 기조가 문제다. 이는 비단 네이버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 전역 어린이집 수만 놓고 봐도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서울시 보육통계에 따르면 서울 내 어린이집 수는 2014년 6787개에서 지난해 4712개로 감소했다. 0~3세 영유아 인구도 같은 기간 32만3855명에서 17만6989명으로 반토막 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직장어린이집을 운영 중인 회사들도 고민이 크다. 일부 기업은 직장어린이집에 대한 내부 부정 여론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가 있는 특정 직원만 혜택을 받는 차등 복지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수요가 적다는 이유로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지 않고 1억원에 달하는 벌금을 감수하는 기업들도 있다. 메가스터디와 에듀윌, 컬리, 쿠팡 등 27개 업체가 대표적이다.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 대상 기업은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 또는 상시근로자 500명 이상 고용 사업장이다.

박혜림 기자

CP-2023-0083@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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