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주택 시장이 매매와 전세를 막론하고 들썩이는 가운데 실수요자의 공공주택 쏠림이 갈수록 심화하는 모양새다. 보강 철근 누락 이슈에 휘말렸던 수도권 한 공공분양 단지는 논란 속에서도 선착순 계약에서 완판됐다. 또 행복주택 역시 지난해와 비교하면 경쟁률이 급증하는 등 수요자 발길이 이어진다.
1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경기 화성시 비봉면에 공급되는 ‘화성비봉A3’ 공공분양은 16일 선착순 동·호수 지정계약을 모두 마쳤다.
이 단지는 LH 무량판 구조로 시공된 단지로 지난 8월 보강 철근 누락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당시 LH는 문제 발생 이후 보강공사를 완료하고 부실시공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선착순 계약을 일시 중단했다. 이후 지난달 말 보강 조치를 완료하고 계약 공고를 재개했고, 약 20일 만에 잔여 37가구 모두 계약을 완료에 성공했다.
수도권 소재 다른 공공분양 단지도 완판 초읽기에 돌입했다. 경기 양주시 회정동 일대에 들어서는 공공분양 단지 ‘양주회천A18·A21’ 잔여가구는 전날 기준 A18단지 6가구(총 1304가구), A21단지 19가구(995가구) 남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단지는 수도권 외곽에 들어서 입지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최근 추가모집에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미분양 우려를 씻어냈다. LH 관계자는 “이날 잔여 가구 현장방문 선착순 지정계약에서 모든 가구 계약에 성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행복주택도 경쟁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 파주시에서 모집한 운정A39블록 행복주택 전용 36A㎡형 청년 유형의 경우 30가구 모집에 1593명 지원해 100대 1을 넘겼다. 지난해 파주운정3 A34 블록에서 모집한 청년 유형(전용 24·26㎡형) 지원자 1169명과 비교하면 지원자 규모도 더 늘었다. 이 외에 대전 도안2·3단지 행복주택 모집에도 전체 295가구 모집에 1924명(경쟁률 6.52대 1)이 신청하는 등 지방에서도 지원자가 쏟아졌다.
행복주택은 대학생과 신혼부부 등 젊은 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공공이 지원하는 임대주택이다. 소형평형을 주로 공급하며 보증금과 임대료는 시세의 60~80%로 책정된다. 최근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월세에 전셋값까지 오르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행복주택으로 임차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LH 관계자는 “화성비봉의 경우 해당 단지를 포함해 지역 공급 물량 분양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완판돼) 의미가 더욱 크다”며 “안전 문제와 별개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여전한 만큼 이번 계약 완료 사례는 수요자들이 가격 등 이점이 있는 공공 공급 주택으로 다시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청약시장에선 청약 경쟁률이 높아도 정작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는 사례가 잇따른다. 특히, 계약 미달 단지는 공통으로 주변 시세 대비 비싼 분양가가 책정됐다. 서울 구로구 ‘호반써밋 개봉’은 청약 때 경쟁률 25대 1을 기록했지만, 1순위 공급량 110가구 중 72가구가 계약 불발로 무순위 청약 물량으로 나왔다.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역시 선착순 계약을 진행하는 등 아파트 완판 행진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서진형 공정경제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최근 여러 공공주택 관련 이슈가 있음에도 경쟁률이 치솟은 것은 그만큼 내 집 마련 대기수요가 많다는 것”이라며 “공공분양 주택이나 행복주택 모두 가격이 민간 공급물량 대비 저렴해 수요자가 몰리는 상황이다. 일부 안전 문제가 있어도 수요자들은 보강이 완료되면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민간은 물론 공공주택도 공사비 인상 이슈 등으로 분양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인식이 퍼지면서 연내 공공주택 공급에 수요자가 더 몰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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