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폴란드 총선에서 집권 여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서 8년 만에 정권 교체 가능성이 언급되는 가운데, 폴란드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보여왔던 한국 기업들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을 종합하면, 지난 15일 치러진 폴란드 총선에서 시민연합, 제3의길, 신좌파당 등 3개 정당이 모인 야권 연합이 과반 득표에 성공하면서 8년간 독주 체제였던 극우 집권 여당인 ‘법과정의당’(PiS)의 자리를 빼앗았다.
야권 연합 수장인 도날트 투스크 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전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폴란드와 민주주의가 승리했다”며 “법과정의당이 지배하는 나쁜 시대는 끝났다”고 감격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이번 총선결과가 우리나라에게 큰 변곡점으로 다가올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내 방산 업체들은 그간 보수파와 거래를 해왔으나 이번 총선에서 우위를 점한 야권 연합이 친(親) 유럽연합(EU)파인 점으로 미뤄봤을 때 원전 수출 등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폴란드 정부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안보불안이 커지면서 내년 국방비를 자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4%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을 세우는 등 무기 도입을 추진해 온 바 있다.
이런 상황에 힘입어 법과정의당은 자주 국방력 강화를 위해 한국항공우주(KAI), 현대로템 등 국내 방산업체와 대규모 계약을 체결해왔다. 이렇게 체결된 무기 수출 계약은 지난해에만 124억달러(약 17조원)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총선에서 승리를 거머쥔 진보 체제는 이 같은 보수 정권과 정반대의 기조에 서 있다.
이들 진보 정당은 그간 막대한 비용 지출이 있는 폴란드의 국방 시스템을 감사(監査)해 줄이는 등 재정립할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이 때문에 우리 기업과 폴란드 정부가 논의 중이었던 K2 전차 820대, K9 자주포 360문, 천무 다연장로켓 70문 등 약 30조원에 이르는 2차 방산 계약의 성사 여부를 재단하기 어려워졌다.
또한, 이번 야권 연합이 EU의 탈(脫)원전 기조를 지지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윤석열 정부의 역점 사업인 원전 수출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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