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만찬에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정부-·여당이 매주 한차례 고위당정회의를 열기로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제안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수용한 결과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민생정책을 당이 주도적으로 챙기겠다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혁신 의지에 윤 대통령이 화답한 셈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그리고 최근 당직 개편으로 임명된 유의동 정책위의장과 이만희 사무총장은 18일 윤 대통령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는 약 2시간에 걸쳐 식사와 산책을 하며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는 오찬에서 “앞으로 당이 더 주도적으로 민생 관련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챙기고, 앞장서 이끌겠다”고 윤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이 총장이 기자들에게 밝혔다.
당 지도부는 또 그동안 비공개·비정기로 열렸던 고위 당정회의를 주 1회로 정례화하자고 제안했고, 대통령실도 이를 수용했다고 이 총장은 덧붙였다.
참석자들은 “지금 어려우신 국민들, 좌절하는 청년들이 너무 많다. 국민들의 삶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챙겨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이 총장은 전했다.
이날 오찬은 예정에 없던 일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민심 수습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자리로 해석된다.
특히 최근 지도부 진용을 개편한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표심에 영향을 주는 정책 결정에서 주도권을 갖겠다는 의지를 직접 윤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자리였다. 이에 윤 대통령은 사실상 당의 방침을 적극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에는 윤 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등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만찬을 했다. 만찬은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정부·여당이 국민통합의 목적·방향성과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는 것이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전날 만찬에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해 전날 새로 임명된 이만희 사무총장, 유의동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 만찬은 새로 선출된 이 사무총장, 유 정책위의장과 통합위원들 간 상견례 자리이기도 했다.
김기현 대표는 “국민통합위가 과거 어떤 위원회보다 역사에 좋은 흔적을 남길 것”이라며 “당에서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고, 윤재옥 원내대표도 “국민통합에 가장 많은 노력을 하고 성과를 이룬 정부로 기억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전날 만찬으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보선 패배 후폭풍을 수습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단합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날 만찬에서 선거와 관련된 논의가 오간 것은 아니지만 새롭게 당 지도부에 합류한 인사들과 윤 대통령이 직접 교감하며 향후 정국에 당정이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해석과 같은 문맥이다.
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만찬에서 선거 관련 이야기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민심이 무섭다는 인식을 공유하며 오랜만에 얼굴 보며 식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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