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4.9%를 기록했다. 경기 둔화 조짐 이후 중국 정부가 쏟아낸 부양책이 내수 경기를 살려낸 덕분이다. 소매판매 역시 지난 5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중국 정부가 제시한 연간 성장률 목표치 ‘5% 안팎’ 달성에 파란불이 켜졌다. 다만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어 추가 부양책 필요성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18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91조3027억 위안(약 1경 6846조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기저효과로 상대적으로 높았던 2분기(6.3%) 성장률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시장 전망치(4.5%)는 크게 웃돌았다.
이로써 1~3분기 GDP는 지난해 동기 대비 5.2%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중국 정부의 연간 성장률 목표치(5.1% 안팎)에 성큼 다가선 것이다.
성라이윈 국가통계국 부국장은 이날 국무원 신문판공실 기자회견에서 “4분기 (경제성장률이) 4.4%만 기록하면 올해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발표된 9월 실물경제지표들도 대체로 호조를 보이면서 목표치 달성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9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5.5%로, 시장 전망치(4.7%)는 물론 전달치(4.6%)도 넘어섰다. 지난 5월(12.7%) 이후 최고치다. 아시안게임과 중추절·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식음료(13.8%), 의류·잡화(9.9%), 스포츠·여가용품(10.7%) 소비 확대가 전체 지표를 끌어올렸다. 명절 선물로 인기 있는 담배·주류(23.1%) 판매도 크게 늘었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달과 같은 4.5%로 집계됐다. 역시 시장 전망치(4.3%)를 웃도는 수준이다. 업종별로 보면 태양전지(65.4%)와 신에너지차(12.5%) 기여도가 컸다. 기업 유형별로는 국유기업(5.9%) 회복세가 가장 두드러졌고, 외국인·민간 중소기업은 각각 0.4%, 3.3%를 기록했다.
도시 실업률은 전달보다 0.2%포인트 하락한 5.0%로 집계됐다. 2개월 연속 하락세로 전달과 같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보다 개선됐다.
2분기 이후 중국 정부가 쏟아낸 소비·부동산·재정 지원책들이 효과를 나타내면서 실물경제지표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맷 심슨 씨티인덱스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모든 지표가 예상을 뛰어넘었고, 광범위한 부양책이 마침내 효과를 내기 시작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국 증권사 궈타이쥔안궈지의 저우하오 홍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성장 둔화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단기적인 경제 모멘텀은 적어도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을 일부 걷어냈다”고 분석했다.
다만 1~9월 누적 고정자산투자는 3.1%로 시장 전망치(3.2%)을 소폭 밑돌았다. 부동산 위기 장기화로 외국인 자본 유입이 둔화된 탓으로 보인다. 특히 1~9월 부동산 투자는 지난해 동기 대비 9.1% 하락하며 1~8월(-8.8%)보다도 악화된 모습이다.
중국 GDP의 약 25%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 심화가 여전히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비구이위안의 1500만 달러 규모 역외 채권 이자 유예 기한이 만료되면서 비구이위안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도 커졌다.
부동산 시장 둔화로 부양책 필요성도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루이스 루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 볼 때 4분기 인민은행의 10bp(1bp=0.01%포인트) 금리 추가 인하, 추가적인 주택구입 규제 완화, 국가 주도의 인프라 지출의 확대 등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한편 노무라는 이날 중국의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8%에서 5.1%로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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