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우리나라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소비, 투자, 수출 감소가 동시에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 정부의 재정 역할이 줄어든 점이 ‘트리플 위기(소비·투자·수출 감소)’를 가속시켰다는 것이다.
나라살림연구소는 18일 ‘2008년 이후, 민간소비 정부소비 및 민간투자, 정부투자 변화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트리플 위기가 25년만에 처음으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올해 2분기는 소비(-0.7%), 투자(-0.1%), 수출(-0.9%) 모두 감소했다. 과거 사례를 찾아보면 2008년 4분기 소비(-2.4%), 투자(-3.8%), 수출(-4.3%)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전 분기보다 소비가 줄어든 해는 금융위기 및 코로나19 외에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초유의 상황”이라며 “금융위기와 코로나19 거리 두기 상황을 제외하면, 전 분기 대비 소비감소는 사실상 처음 발생하는 대단히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2008년 소비, 투자, 수출 모두 감소할 때, 정부소비와 정부투자가 늘어 민간소비와 민간투자 감소를 방어했는데 이번에는 긴축 재정을 펴면서 사실상 트리플 위기를 자초한 측면도 있다는 지적이다. 2008년의 경우 민간소비가 3.8% 감소할 때 정부소비는 2.8% 증가해서 전체소비 감소를 -2.4%로 막았고, 민간투자 역시 -4.9% 감소할 때 정부투자는 1.6% 늘어나 전체 투자 감소를 3.8%로 떠받쳤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민간소비감소는 -0.1%에 불과하나 정부소비 감소가 무려 -2.1%인 까닭에 전체 소비가 -0.7%를 기록했고, 투자의 경우도 민간투자는 0.1% 상승했지만, 정부 투자가 -1.3% 감소해 결국 투자가 -0.1%를 기록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경기 둔화로 세수가 줄면 정부지출 확대로 경기변동폭을 줄이는 것이 원칙”이라며 “‘재정 건전성’ 가치뿐만 아니라 재정 책임성이라는 가치를 조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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