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주 명가, VIP자산운용의 행동주의가 통했다. 그간 주주환원에 소극적이었던 시멘트 대기업인 아세아시멘트 (10,950원 ▲920 +9.17%)가 자사주를 대거 매입하겠다는 등 파격적인 경영방침을 내놓았다. 주주들은 환호했고 시장은 아세아시멘트가 만년 저평가 상태에서 벗어나리라 기대한다.
18일 아세아시멘트는 전 거래일보다 920원(9.17%) 오른 1만9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1만1720원까지 올라가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 17일 아세아시멘트는 2년간 별도 재무제표 기준 순이익의 40% 이상을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고 공시했다. 소각을 목적으로 올해와 내년 각각 120억원, 100억원 씩 자사주 매입을 진행한다. 남은 재원은 현금배당될 예정이다. 중간배당도 올해부터 주당 30원 이상 실시된다.
아세아시멘트가 이같은 모습을 보인 이면엔 VIP자산운용이 있다. VIP자산운용은 2021년 9월7일 지분 5% 이상 보유했다고 공시하며 아세아시멘트 주요주주로 등판했다. 일반투자 목적으로 투자자들의 이익을 위해 주주환원 정책의 개선 요구 등 소수 주주의 기본권리를 지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VIP자산운용은 아세아시멘트가 국내 시멘트 상장사 중 2~3위에 달하는 규모지만 소극적인 주주환원 정책 때문에 시장에서 저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VIP자산운용에 따르면 2020년 아세아시멘트의 배당수익률은 1.7%로 한일홀딩스 (11,000원 ▲90 +0.82%) 등 동종업계 평균인 3.7%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연결기준 배당성향도 20.5%였다.
이후 VIP자산운용은 아세아시멘트 지분을 추가 매입하며 지속적으로 주주환원을 요구했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소각을 전제로 한 자사주 매입은 처음으로 주주들에게 의미가 있는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아세아시멘트뿐 아니라 지주사인 아세아 (170,900원 ▲1,000 +0.59%)에도 행동주의를 통해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이끌어냈다. 아세아는 지난해 2월 이후 9차례 자사주를 매입, 2차례 소각을 단행했다. 설립 이래 첫 분기배당을 실시하기도 했다. VIP자산운용은 아세아의 지분 10.74%를 보유하고 있다.
덕분에 주가도 올랐다. 12만원 선이었던 아세아의 주가는 2021년 8월 VIP자산운용이 등판한 이후 현재 17만원 선까지 오른 상태다. 아세아그룹의 계열사인 아세아제지 (38,600원 0.00%)도 배당성향을 확대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VIP자산운용은 앞으로도 아세아시멘트를 포함한 아세아그룹 상장사들에 대한 행동주의를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아세아그룹이 아직도 동종업계 대비 저평가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대표는 “아세아그룹 전체 재무구조도 탄탄한 회사이기에 향후 배당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민국,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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