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호연 기자] HMM 인수 후보들이 내달 본입찰을 앞두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동원과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엄, LX인터내셔널 등 HMM 예비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은 본격 실사에 돌입한 상태다. 다만 여전히 업계 일각에선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이라며 불확실성 해소를 우선으로 꼽는다. 아울러 이를 위해 정부 차원의 명확한 입장 제시와 원활한 매각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가동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림그룹 계열사 팬오션은 보유 중인 한진칼 지분을 매도하는 등 자금 마련에 나섰다. 이사회를 통해 처분 결정한 한진칼 주식은 390만3973주로 이는 한진칼 지분율 기준 5.8%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주당 처분 가격이 4만1710원인 점을 고려하면 총 1600억원 가량 현금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다른 인수 후보인 LX인터내셔널도 최근 TF를 구성하고 HMM 실사에 나섰다. TF에는 해운업 시너지 효과가 예상되는 물류 자회사 LX판토스 인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산업의 경우 HMM을 인수하게 되면 동원로엑스, 항만사업자인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과 함께 해상운송부터 항만, 육상운송으로 이어지는 유통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앞서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지난달 “HMM 인수는 꿈의 정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인수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산업은행은 실사가 마무리되면 내달 중 본입찰에 나선다. 이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인수전에 뛰어든 후보들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업계 안팎에선 불확실성 우려를 나타낸다. HMM의 인수 가격이 약 7조원으로 추산되고 시가총액이 8~9조원을 웃도는 만큼 인수 기업의 부담이 클 것이란 이유에서다. HMM의 자산규모는 26조원인 반면 하림은 17조원, LX는 11조원, 동원은 9조원 수준이다.
이기호 HMM 노조위원장은 이날 한국해양기자협회가 개최한 ‘HMM 매각 어떻게 해야 하나’ 주제의 긴급토론에 참석해 “과거 한진해운의 사례와 같이 컨테이너산업은 전통적으로 치킨게임을 할 수밖에 없다”며 “적정 인수기업을 선정하는 것은 물론 그런 기업이 나타날 수 있도록 영구채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정부가 내주는 등 불확실성을 우선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책국장은 영구채 문제가 주식시장 매각 이슈와 얽혀 있다는 점에서 “매각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영구채를 어떻게 할 것인지 시장의 불확실성을 없앤 후 대기업도 신규 플레이어로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종길 성결대 교수는 “3분기 HMM의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고 대외적으로는 최근 EU가 정기선 운항동맹을 더 이상 못하게 하는 등 해운업 상황이 바뀌고 있다”며 “특정 회사가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많은 혈세를 동원해서 살려놓은 회사를 유지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글로벌 물동량은 연간 3% 증가하지만 선대 증가율은 17~18%나 되는 등 수급불균형이 극심하다”며 향후 6~10년간 치킨게임이 진행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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