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폐암신약 렉라자. /사진제공=유한양행 |
유한양행 주가가 하루 만에 17% 이상 급락했다. 시가총액은 1조원 가까이 줄었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병용요법 임상 결과가 공개된 가운데 시장의 평가가 엇갈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 치료 표준요법인 타그리소 단독 투여 때보다 뛰어난 효능을 확인한 만큼 상업화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18일 증시에서 유한양행 (61,500원 ▼13,000 -17.45%)은 전일 대비 1만3000원(17.45%) 내린 6만1500원에 장을 마쳤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9963억원이 증발했다.
유한양행의 이날 주가 급락은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얀센(Janssen,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를 병용투여하는 방식의 ‘마리포사'(MARIPOSA) 임상 3상 시험 결과 초록이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공개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렉라자 병용요법의 임상 데이터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주가가 하락한 것이란 분석인 셈이다.
이날 ESMO에서 공개된 마리포사 임상 연구 데이터를 보면 항암제 효능 평가의 주요 지표라 할 수 있는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23.7개월이다. 현재 표준요법이자 얀센이 임상 연구 비교군으로 설정한 타그리소 단독요법 16.6개월보다 7.1개월 우위를 확인했다.
다만 일각에선 마리포사의 mPFS를 길게는 30개월까지 기대한 시각이 있었던 데다 아스트라제네카(AZ)의 타그리소 항암화학 병용요법의 mPFS 값(타그리소 단독 대비 9.5개월 개선)보다 낮단 이유로 아쉽단 평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마리포사 임상에서 렉라자 병용요법이 타그리소 단독보다 개선된 임상적 우위를 확인했고 OS(전체 생존율) 트렌드도 긍정적으로 나타났다”며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 병용 임상 3상의 mPFS보다 아쉽다는 이유로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추가적으로 부작용 발생 비율, OS 데이터 확인이 필요하다”며 “얀센은 올해 안에 마리포사의 미국 FDA(식품의약국) 허가와 마리포사2의 FDA 및 EMA(유럽의약품청)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향후 중요한 모멘텀은 미국과 유럽 규제기관의 승인 시점, 보험 급여 여부 등이 될 것”이라며 “이번 임상 결과에 따라 레이저티닙의 상업적 가치는 바뀐 것이 없다고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또 “마리포사 연구에서 렉라자 병용요법의 mPFS 수치에 대한 시장 기대가 다소 높았던 것으로 파악되는데, 단편적 해석보단 향후 얀센의 병용요법에 대한 적극적 판매 전략 등이 기업가치 회복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얀센 모회사인 존슨앤드존슨에 따르면 렉라자 병용요법이 비소세포폐암의 새로운 표준치료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조언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렉라자 병용 임상 3상 연구 데이터를 통해 현재 표준치료요법인 타그리소 단독보다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하는 등 목표로 한 임상 결과를 얻었다”며 “얀센은 올해 안에 렉라자 병용 치료제의 허가를 신청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시장 일각에서 렉라자 병용 임상에 대해 더 큰 기대를 걸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날 시장 반응과 달리 렉라자 병용요법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의 새로운 표준요법으로 자리잡을 수 있단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더 구체적이고 자세한 데이터는 곧 발표될 데이터를 봐야겠지만 렉라자 병용 임상 자체는 성공적이라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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