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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긴축 장기화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 충돌로 증시가 최근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이들 상장사 주가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006800)은 이날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면서 전 거래일보다 270원(4.49%) 급등한 629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 6040원으로 출발한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19일부터 내년 1월 18일까지 3개월 내에 장내에서 자사주 1000만 주를 602억 원에 매수할 예정”이라는 공시를 내놓은 직후부터 상승 폭을 키웠다.
취득 예정 주식은 유통 주식 수의 약 2.1%에 해당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에도 주주에게 배당금 1234억 원을 지급하고 자사주 1000만 주를 약 867억 원에 매입해 소각한 바 있다. 미래에셋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주주에게 4416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고 자사주 6639억 원어치를 매수해 4111억 원어치를 소각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주가 저평가 상태를 개선하고 주주 권익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반영된 결정”이라며 “내년부터 3년간 더 적극적으로 주주 환원 정책을 펼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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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 효과로 주가가 상승한 곳은 아세아시멘트(183190)도 마찬가지로 이날 9.17% 치솟은 1만 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세아시멘트는 17일 장 마감 직전 “2년간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순이익의 40% 이상을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회사가 2대 주주인 VIP자산운용의 주주 환원 확대 정책 요구를 수용한 결과다. 아세아시멘트는 연말까지 120억 원, 내년 100억 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기로 했다. 지난달 27일 창사 첫 자사주 소각 결정에 이어 17일 또다시 2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소각하겠다고 밝힌 쌍용C&E(003410) 역시 이날 3.67%나 뛰어올랐다.
투자 전문가들은 자사주 매입 기업들의 주가 상승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한 하반기 이후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상 상장사가 자기 회사 주식을 사들일 경우 유통 물량을 줄인다는 측면에서 주가 상승 요인이 된다. 여기에 매입 주식을 소각까지 하면 배당과 같이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회삿돈을 주식을 사는 데 쓰면서 단기 악재로 보일 수도 있지만 최근에는 주가 방어적 신호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한미반도체(042700)가 3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17일 0.86% 상승한 것을 비롯해 금호석유(011780)화학도 16일 1000억 원어치 자사주 소각 방침을 공시한 뒤 17~18일 이틀 연속 올랐다. 메리츠금융지주(138040) 역시 2400억 원어치 자사주 매입 결정을 공시한 다음 날인 지난달 22일 6.30% 급등했고 SK스퀘어(402340)는 2000억 원 규모 자사주 매입 결정을 공시한 8월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 동안 상승세를 탔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주가지수를 뚜렷하게 반등시킬 호재가 보이지 않는 만큼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주주가치 제고를 추진하는 기업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조언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세아시멘트에 대해 “7월 중순 50억 원의 자사주 매입·소각 결정 이후 기대 밖의 주주 환원 정책”이라며 “유통 가능 주식 수,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을 고려할 때 수급에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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