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SEC, 기관투자자 공매도 활동 보고 의무화 준비
중국 증감위, 주식 대출 담보 비중 확대
한국 공매도 거래액, 150조원 돌파 시간문제
이복현 “특단의 조치 필요”
전 세계가 공매도와 전쟁하고 있다. 공매도와 관련한 규정을 만드는가 하면 세계적인 투자자가 나서서 공매도를 공개 비판하고 있다. 한국도 올해 공매도 거래대금이 이미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당국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공매도 투명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규정을 추진하고 있다.
새 규정은 기관 투자자가 공매도할 시 규제 당국에 활동 내역을 보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개리 겐슬러 SEC 의장은 성명에서 “과거 시장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고려할 때 SEC와 대중이 공매도 활동에 대해 더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시장 스트레스나 변동성이 심한 시기에 특히 그렇다”고 설명했다.
행동주의 투자자로 유명한 칼 아이칸은 한 금융 포럼에서 공매도 세력을 공개 비판했다. 그는 “공매도 세력이 사실이 아닌 소문을 퍼뜨릴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이것이 비양심적이라고 생각하고 이에 대해 매우 반대한다”고 말했다. 아이칸이 운영하는 아이칸엔터프라이즈는 몇 달 전 ‘공매도 저승사자’로 불리는 힌덴버그리서치의 타깃이 돼 지금까지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에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가 공매도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증감위는 30일부터 일반 증권 대출에 대한 보증금 비율을 종전 50% 이하에서 80%로, 사모펀드의 보증금 비율을 100% 상향하기로 했다. 공매도 세력에 중국증시가 맥을 못 추는 데 따른 결정이다.
증감위는 성명에서 “각종 부당한 차익거래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제도적 울타리를 단단히 묶기 위함”이라며 “감독과 법 집행을 더 강화해 여러 위반행위를 적발, 조사, 처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올해 국내증시 공매도 거래대금이 이날 기준 148조9547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역대 최대치를 찍었던 지난해의 143조6913억 원을 이미 5조 원이상 뛰어넘은 수준이다. 현재 10월 중순임을 감안할 때 150조 원을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96조6571억 원으로 나타났으며, 코스닥 시장은 52조2976억 원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의 공매도 거래액(26조7660억 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상반기 코스닥 시장에서 ‘스타’ 종목이였던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에 공매도가 크게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부터 현재까지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11조1923억 원이며, 모회사이자 지주사인 에코프로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7조3934억 원으로 나타났다. 즉, 올해 코스닥 시장의 공매도 가운데 35%가 넘는 18조5857억 원이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두 종목에서만 일어난 것이다.
공매도 열풍에 관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본시장은 외국인, 국내 기관, 개인 투자자 등 시장 참여자 모두의 신뢰를 얻어야 하는데 (현 공매도 제도는) 너무 크게 신뢰가 손상된 지점”이라며 “좀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개인적인 소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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