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셀 8 프로 (출처: 구글)
구글이 픽셀 8 시리즈를 출시한 지 1개월도 채 지나지 않았다. 여러 인공지능(AI) 기능과 통합된 픽셀 8 시리즈는 이전 시리즈보다 크게 향상된 성능을 보이는듯했다.
하지만 픽셀 8 시리즈 중 프로(Pro) 모델을 사용하는 일부 사용자들은 화면 디스플레이에서 이상 현상을 포착했다. 10월 16일(현지시간) IT 매체인 나인투파이브구글(9to5Google)은 픽셀 8 프로의 화면 디스플레이 속 흰색 텍스트가 여러 가지 색상으로 표시된다고 보도했다. 프로 모델과 달리 픽셀 8에서는 버그가 관찰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레딧(@HennyKoopla))
픽셀 8 프로를 구매한 많은 사용자가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인 레딧(Reddit)에 문제를 보고했다. 흰색 텍스트는 상단이나 측면 등 일부분만 분홍색, 노란색처럼 다양한 색상으로 변했다. 텍스트의 중앙은 흰색을 유지했다.
특히 문제는 올웨이즈 온 디스플레이(AOD) 모드가 활성화되면 심해졌다. AOD는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항상 화면에 정보를 표시하는 기능을 의미한다. AOD 모드가 비활성화되면 픽셀 8 프로 화면에 표시되는 텍스트는 정상적으로 표시됐다.
버그는 픽셀 8 프로의 안드로이드 14 정식 버전 소프트웨어와 안드로이드 14 QPR1 베타 사용자에게 모두 나타나고 있다. 아직 구글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문제의 원인은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 결함일 가능성도 있다. 나인투파이브구글의 벤 슌(Ben Schoon) 수석 편집자는 픽셀 8 프로의 하드웨어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측했으나 정확한 원인을 단정짓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IT 전문 매체인 폰아레나(PhoneArena)도 원인은 확실하지 않지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픽셀 4XL의 디스플레이 문제 (출처: XDA디벨로퍼)
실제로 구글은 2019년 출시되자마자 논란이 됐던 픽셀 4XL의 디스플레이 문제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해결했다. 픽셀 4XL는 화면 전체적으로 초록빛을 띠고 정상적인 색감을 표시하지 않아 사용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픽셀 7 프로도 여러 디스플레이 버그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출시된 지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 일부 기기의 화면이 깜박거리거나 앞선 픽셀 4XL과 유사한 초록색 화면이 나타났다. 나타난 색조는 초록색 외에도 노란색이나 파란색 등 다양했다. 흰색이나 노란색으로 된 수직 형태의 빛이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경우도 있었다.
구글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체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기기를 제공했으나 문제는 동일하게 지속됐다. 구글로부터 기기를 3번이나 교체 받아도 동일한 버그는 계속 나타났다. 결국, 픽셀 7 프로의 디스플레이 버그는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상태로 남아있다.
심지어 사용자는 구글의 보증기간 내에 있는 기기만 새롭게 교체할 수 있다. 보증기간에 속하지 않은 기기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 구글은 기기를 교체해주지 않는다. 폰아레나는 구글의 교체 방식이 부적절하며, 문제를 인정한 후 다른 방식으로 사용자에게 보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픽셀 7 프로에 보고된 디스플레이 문제 (출처: 폰아레나)
폰아레나는 구글의 이런 대처가 기업 신뢰도를 떨어뜨린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스태티스타(Statista)의 소비자 인사이트에 따르면 구글의 픽셀폰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낮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 세계에서 구글의 픽셀폰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국가는 호주로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 5.4%만이 픽셀폰을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비슷한 시기인 지난 5월 미국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스태티스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픽셀폰을 사용하고 있는 사용자 중 57%가 다른 브랜드로 바꿀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했다. 반면 아이폰과 갤럭시 사용자 중 34%만이 다른 브랜드로 바꿀 것이라고 답했다. 유독 픽셀폰에서 잦게 나타나는 다양한 버그나 결함이 큰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모든 기기가 출시 이후 발생하는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다만 폰아레나는 구글이 출시 이후 발생하는 버그에 대해서 인정하고 더욱 적극적으로 책임을 지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최현정
tech-plus@naver.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