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청과 중구의회 갈등이 언제쯤 풀릴 것인가.
중구의회는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중구청이 제280회 임시회 개회를 알리는 현수막을 하루 만에 철거했다고 비판했다.
의회는 회기 시작 전 회의 개최 사실을 구민에게 알리는 현수막을 게시해 왔다. 이번에도 제280회 임시회를 앞두고 26곳(동주민센터 15곳과 신당동 등 주거 밀집지역 11곳)에 현수막을 게시했은데 하루도 안 돼 현수막이 모두 철거돼 아연실색케 하는 일이 발생�다고 전했다.
이번에 철거된 현수막은 본회의 기간과 의사일정 주요 사항인 제3회 추가경정사업예산안 안건과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이 함께 게재된 것이었다.
16일 의회는 제1차 본회의의 안건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과 함께 행정사무조사 요구의 건,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과 선임의 건을 상정,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과 선임의 건은 의결 결과 과반수 찬성을 얻어 가결됐다.
행정조사특위가 발동된 배경에는 방만한 운영과 인사 전횡과 관련, 중구시설관리공단을 둘러싼 여러 의혹과 제보가 있었다.
주민의 세금이 쓰이는 공공기관으로 공익적 가치를 적극 실천하고 준수하며 주민 복리 증진을 위해 청렴하고 공정하게 운영되어야 하는 기관에서 비위 의혹이 발생하자 주민을 대표하고 집행부를 견제·감시하는 입법기관인 의회는 진상규명을 통해 실태를 파악하고 대책을 강구 해 공단 운영의 효율성과 공정성 확보하고자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를 꾸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같은 날 16일 행정사무조사특위 구성 결의안 등의 내용을 담은 임시회 현수막이 설치된 26곳 모두 집행부에 의해 기습적으로 채 하루도 안 돼 철거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게시 기간이 지났거나, 지정 게시대에 설치되어 있지 않아 철거 대상인 중구청이 설치한 현수막은 그대로 둔 채 의회 현수막만 철거된 것은 중구의회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의 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하려는 불순한 의도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법과 제도를 준수해야 할 구청의 편향적이고 정치적인 이중 잣대는 의회 의정활동에 대한 다분히 의도적인 방해 공작은 물론 구민의 알권리를 수호하고 공익적 가치를 선도해야 할 본연의 책무까지 저버리는 사태로 번지고 있다.
행정의 기본 가치인 신뢰성과 비례성, 평등성을 무시한 개탄스러운 현 실태가 현수막 강제 철거에만 국한될지 지극히 우려스러운 수준이며 다른 행정 분야에서 구민의 권리 침해 소지가 없는지 염려되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로 중구의회는 재물인 현수막의 강제 철거 사안에 대해 입법 자문을 거쳐 중구청장 및 중구청 관계 공무원을 재물손괴죄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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