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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증권이 리테일 경쟁력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연내 목표였던 초대형IB 인가 신청을 하나UBS자산운용의 완전 자회사 편입 후에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 취임 후 분기 적자를 기록한 현재 상황을 고려해 IB보다는 리테일 강화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IB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우선 자산운용사 보유를 통한 상품 관련 경쟁력 확보로 리테일을 강화해 수익성 개선에 힘을 쏟는다는 분석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내 지정을 목표했던 하나증권 초대형IB가 내년으로 미뤄졌다.
하나증권은 대주주변경 승인이 난 하나UBS자산운용을 먼저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킨 후 초대형IB 인가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하나증권은 하나UBS자산운용의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는데, 나머지 지분 51%를 스위스 금융기관 UBS로부터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완전 자회사 편입이 마무리되는 시간이 2~3개월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초대형IB 인가 신청은 내년 초 진행될 예정이다.
초대형IB 인가는 강 사장의 올해 핵심 과제 중 하나였다. 그는 사업별 균형 발전을 강조하면서도 주식자본시장(ECM)과 채권발행시장(DCM) 등 전통 IB부문 강화를 내세웠다. 발행어음 발행 등이 가능한 초대형IB 도약은 하나증권의 IB 부문 경쟁력이 강화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하나증권은 자기자본 5조원을 돌파, 초대형IB 인가 조건을 충족한 상황이었다. 업계에서는 연내 초대형IB 진출이 유력하다고 봤다.
그럼에도 인가 신청을 내년으로 미룬 것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한 결정이란 해석이 나온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기조로 장기화로 고금리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증권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나빠지고 있다. 특히 ECM과 DCM 등을 비롯한 IB 부문은 전반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올해 회사채 등 채권발행 주관과 유상증자·기업공개 등 증권 발행 주관 실적이 예년에 비해 감소했다. 고금리와 경기침체 등으로 시장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이 때문에 수익성 개선이 더욱 절실해졌다. 강 사장 취임 이후 첫 분기 적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834억원이었으나, 2분기엔 충당금 적립 등으로 48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IB 부문 부진과 채권금리 상승으로 운용손실 발생 등 악재가 겹쳤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하반기 증권사 실적의 핵심으로 리테일 능력을 꼽는다. 올 하반기 증권사 실적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증권이나 키움증권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높은 이유는 이들이 리테일에 강점이 가졌기 때문이다.
하나증권이 하나UBS자산운용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뒤 초대형IB 인가를 신청하겠다는 계획은 리테일 경쟁력을 먼저 확보하겠다는 행보로 읽힌다. 종속 자산운용사 보유를 통해 상품 관련 경쟁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 하나증권은 신규·휴면고객을 대상으로 3개월 동안 연7%의 수익률을 적용(300만원 이하)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고객 유입을 위한 적극적인 영업활동도 펼치고 있다.
다만 하나증권은 ‘선택이 아닌 순차적 진행’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하나UBS자산운용 편입과 초대형IB 인가 모두 매우 중요한 이슈로 같이 추진하기는 무리가 있어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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