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KDB생명 인수를 포기하면서 보험업계는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KDB생명이 보험사 인수합병(M&A)의 흥행 ‘가늠자’ 역할을 해줄 것이란 기대감이 컸던 터다. KDB생명의 5번째 매각 시도가 무산되면서 보험사 매물시장에도 타격이 갈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산업은행은 KDB칸서스밸류PEF(KCV PEF)가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나금융으로부터 KDB생명 인수 포기 의사를 전달받아, 이후 하나금융과의 매각 절차를 중단한다고 18일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 KDB생명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매각 절차를 공식화했다. 이후 올해 7월 하나금융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거래의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 측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 95.7%였다.
시장에서는 KDB생명의 낮은 재무건전성으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점이 하나금융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KDB생명의 올해 6월 말 기준 KDB생명의 신 지급여력비율(K-ICS)은 67.5%(경과조치 적용 전)으로 보험업법 상 마지노선인 100%를 밑돈다.
산업은행의 도움에도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지난 5월 KDB생명에 2160억 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을 때 전량을 인수했다. 이어 6월 후순위채 900억 원과 8월 유상증자 1425억 원, 9월 후순위채 1200억 원 발행에도 모두 참여했다.
산업은행은 추후 최대 3000억 원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KDB생명이 3000억 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면 산은이 주식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KDB생명의 재무 건전성을 높이고, 하나금융이 KDB생명 인수 후 투입해야 하는 자금도 줄어든다.
보험업계에서는 MG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 인수자를 찾는 보험사들에게도 부정적인 기류로 이어질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하다. M&A 시장에 나온 다른 보험사들도 금융지주사의 인수를 바라고 있는데 보험업종 매력도가 떨어져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증자에 참여해 원매자의 추가자금 투입 부담을 낮추는 등 매각 의지가 남다른 상황이었는데도 매각이 불발돼 아쉽다”라며 “수년째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져 KDB생명의 경영실적이 더 악화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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