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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양가 논란에도 청약 흥행을 이어가던 경기도 광명에서 올해 처음으로 한 자릿수 경쟁률이 나왔다. ‘트리우스광명(광명2구역 재개발)’이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결과 평균 경쟁률이 5대 1에도 못 미쳤고 대부분의 타입은 1순위 마감도 실패했다. 그 동안 광명에서 ‘국민평형’인 전용 84㎡의 분양가가 최고 13억 원에 육박해도 두 자릿수 경쟁률을 찍었는데 이제는 예비청약자들이 고분양가에 부담을 느끼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트리우스광명이 전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결과 517가구 모집에 2444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 4.72대 1을 기록했다. 전용 59㎡A와 59㎡B, 84㎡A를 제외한 5개 타입(36㎡, 84㎡B, 84㎡C, 102㎡A, 102㎡B)은 1순위 마감에 실패하면서 이날 2순위 청약을 실시했다.
광명은 올 들어 청약 불패행진을 이어간 곳이다. 5월 분양한 ‘광명자이더샵포레나(광명1구역)’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0.48대 1이었고 ‘광명센트럴아이파크(광명4구역)’도 8월 18.94대 1을 기록했다.
하지만 불과 두 달만에 분위기가 꺾였다. 분양업계는 분양가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트리우스광명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3270만 원, 전용 84㎡ 기준 최고 분양가는 11억 8600만 원이다. 앞서 분양한 광명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4㎡ 12억7200만원보다 1억원 가량 낮지만 입지여건은 떨어진다는 평가다. 고금리 기조, 집값 상승폭 둔화 분위기 속에 분양가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커지면서 수요자들이 청약통장 쓰기를 주저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추석 이후로 기축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들고 관망 심리가 커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주택 대출 금리마저 오르면서 고분양가가 더 크게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분양업계 관계자도 “트리우스 광명의 경우 올해 분양된 다른 광명 단지들보다 1순위 기타지역(수도권 거주) 접수 건수가 크게 줄었다”며 “수도권 거주자들이 광명의 분양가가 비싸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인 곳은 광명 뿐만이 아니다.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수원파크포레’는 17일 1순위 청약 결과 431가구 모집에 218명만 신청했다. 이 단지도 전용 84㎡분양가가 각종 옵션을 더하면 9억 원을 웃돌아 고분양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최근 서울에서는 고분양가 여파로 분양 계약을 무더기로 포기하는 사례도 나왔다. 서울시 구로구 개봉동 ‘호반써밋개봉’의 경우 일반분양 물량의 38%가 계약을 포기해 70여가구가 무순위 청약 물량으로 풀렸다. 분양가가 비싸 계약 포기 물량이 다수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준서울’로 평가받는 광명이나 서울에서 분양되는 단지는 입지적 장점 때문에 결국 최종 완판에는 성공할 것이란 분석이다. 박 대표는 “‘철산브리에르(철산주공10·11단지 재건축)’의 분양가가 조만간 발표되는데 이 단지 공급가가 트리우스광명 보다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이면 트리우스광명은 정당계약과 무순위 청약을 통해 완판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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