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청춘을 함께 쌓은 동반자’ 남편과 취향이 담긴 공간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lightsurfer입니다. 서울에서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하루하루 꿈꾸던 일상을 지내고 있어요.
이번에 소개해 드릴 공간은 저번 집들이 1편에서 보여드리지 못한 침실과 현관, 화장실이에요. 침구와 매트리스 추천 템이 있는 침실과 강렬한 첫인상을 선사하는 중문이 있는 현관, 그리고 남편의 의견을 십분 반영하여 꾸민 화장실까지, 모두 재미있게 구경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집 구조
| 아파트 24평
| 턴키 업체 시공
| 빈티지, 모던 스타일
인테리어 이모저모
<공사 세부내역>
1. 평수: 24평
2. 공사 내용: 올 리모델링(욕실 공사, 주방 공사, 거실 천장 공사, 침실 및 거실 도배 포함)
3. 소요 기간 : 총 3주(공사 일정 15일)
4. 소요비용: 3,100만 원(시공비 + 집기 + 인건비 + 부자재 포함)
5. 턴키 업체: a.b.land(앨리스 인 빌더랜드)
침실 둘러보기
침실은 침대를 두는 곳, 그러니까 침대만 두는 곳
침실을 꾸미는 것은 비교적 간단했어요. 리모델링은 커녕 집을 구하기 전부터 이미 비아인키노의 ‘보이드 베드’를 구매해둔 상태였기 때문인데요. 부산 달맞이길 쇼룸에 놀러나 가보자 싶어서 들어간 순간, 이 침대는 꼭 데리고 가겠다고 결정했고 할인율이 높은 슈퍼위크 기간에 알람을 맞춰놓고 구매해서 더욱 기억에 남아요.
해당 제품은 덴마크의 섬유 회사인 크바드라트 원단 중에서도 라프시몬스 에디션인 vidar 컬렉션으로 커스텀이 가능한데요. 저희는 온갖 색상을 다 조합하다가,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고 결국 처음에 보았던 ‘네이비+블루’의 기본 사양으로 구매했어요. 지금까지도 정말 만족하고 있습니다.
매트리스는 실리에서 구매했어요. 제가 산 제품은 이름이 ‘블루밍턴’이었고, 현대 백화점의 단독 상품이라고 하더라고요. 매트리스는 언제 누워보냐에 따라서 정말 사고 싶은 게 천차만별인데요. 피곤할 땐 어디에 누워도 좋은 반면, 덜 피곤할 때에는 너무 푹신하면 머리가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너무 푹신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안락한 느낌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 모델로 고르게 됐어요.
사용하고 보니 실리 매트리스 솔직히, 저는 다 좋더라고요. 아무거나 사도 실리면 다 괜찮을 것 같고요. 광고 아니지만 광고 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
침실의 한편은 벽난로 오브제와 그림 그리고 조명이 차지하고 있는데요. 벽난로 오브제는 제가 자취할 때부터 사용하던 것을 도자기까지 그대로 가져와 사용하고 있어요. 침대 머리 맡에는 파리 여행 당시 갔던 퐁피두 박물관에서 보고 반한 이브 클라인의 그림을 걸어두었고요. 조명 옆에는 친한 친구가 선물해 준 액자를 내려놓았어요. 모두 이전 집에서 쓰던 그대로예요.
새롭게 마련한 것이 있다면, Flos의 Toio lamp에요. 1962년 디자이너 Achille & Pier Giacomo Castiglioni 형제에 의해 고안되었는데요. 저 위의 조명은 자동차 헤드라이트로 만든 거예요. 과거 한 미술관에 전시를 보러 갔다가 이 녀석을 만난 이후로, 언젠가 사야지 했던 것을 계기로 구매하게 되었어요. 아래에 디머가 있어 밝기의 세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에요. 예쁜 게 장점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전 저희 집 침실 분위기의 일등공신은 침구라고 생각해요. 바닥, 바닥 위에 올려진 침대 프레임의 색깔과 은은하게 빛나는 침구의 조화가 분위기를 만든다고 생각하거든요. 보세요, 여러분. 촤르르하고 얼마나 좋나요?
미묘한 베이지색 버티컬 블라인드와, 반짝반짝 빛나는 침구가 한데 어우러져 침실 전체의 분위기를 견인하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지 않냐, 이 말이에요. 아, 어디서 샀냐고요? 침구와 베이지색 버티컬 블라인드 역시 모두 거실의 러그, 커튼과 같이 꼬또네에서 구매했어요. 침실 전체의 분위기를 책임져주고 있어, 아침에 일어날 때도, 밤에 잠들 때도 모두 꼬또네 방향으로 절을 하면서 잠에 듭니다.
침실은 이렇게 딱, 문을 열면 양쪽에 조명 두 개, 침대 그리고 벽난로장과 도자기만 있고 끝이에요. 아무것도 놓을 수가 없어서, 그냥 여기저기에 이렇게 쌓아두고 지냅니다.
생각해 보니, 저희 집은 본의 아니게 침실은 블루, 거실은 레드의 모습이 되어버렸네요.
현관 둘러보기
사람처럼, 집도 첫인상이 중요하니까. 간살 중문 포기 못해
처음 이 집엔 3도어 짜리 슬라이딩 중문이 설치되어 있었어요. 크게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쁘다’라고 하기는 어려워서 고민이었습니다. 자려고 누워서도 중문 어떻게 할 건지 말해보라고 보채는 제게 남편이 그러더라고요. “중문 바꿔. 제발 바꿔. 꼭 바꿔!”
그렇게 중문 설치를 결정하고 동양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 ‘간살 도어’ 디자인을 요청드렸는데요. 간살 도어 자체가 아주 단단한 느낌은 아니다 보니 문을 여닫을 때 약간 흔들리는 단점이 있었어요. 이 부분은 인테리어 실장님도 중문 업체 사장님과 많은 소통을 해주시고, 남편도 내구성이 약해도 되니 이 디자인으로 가자고 해준 덕분에 드디어 마음에 드는 첫인상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중문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그림의 배치에도 많은 신경을 써주었어요. 검은색 중문과 톤이 맞을 수 있도록 이우환 작가의 ‘바람으로부터’를 두었답니다.
간살 도어의 매력은 빛을 받았을 때 더욱 돋보여요.
거실 소파에 앉으면 보이는 간살도어의 모습은 이래요. ‘간살 포기 못해. 검은색 포기 못해.’하는 고집으로 계속 마음을 다잡았던 기억이 납니다. 어떠신가요? 저에게는 참 소중한 곳인데, 여러분들께도 영감을 주는 부분이 하나쯤은 있는 영광을 제가 벌써 누렸을까요?
욕실
남편의 감각이 묻어난 화장실
함께하기로 한 인테리어 업체가 화장실 공사에 큰 강점이 있는 업체다 보니, 남편은 처음부터 화장실을 잘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어요. 화장실은 내 것이다 하면서요.
디자인 주방이다 뭐다 하면서 그의 취향을 많이 반영하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 화장실은 마음껏 원하는 대로 만들어보라고 했더니, 정말 열심히 준비해오더라고요. 조금 귀여웠습니다.
특히 남편은 기존 화장실에 설치되어 있던 세면대가 너무 낮다며,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세면대의 위치를 높이고 싶어 했고, 베이지 포셀린 타일로 졸리컷 시공을 할 수 있길 바랐어요. 그 와중에 휴젠트도 꼭 있어야 하고, 납작 수전도 설치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언제 그걸 다 준비했는지 신기하더라고요.
다른 곳에 제 의견이 많이 반영된 터라 남편의 의견을 무조건 존중하되, 욕실 거울 수납장은 제작하지 않았어요. 개인적으로 툭 튀어나오는 수납장이 싫기도 했지만, 거울을 자주 만지면서 묻는 손 때들이 너무 신경 쓰였거든요. 남편한테 말했죠. “혹시, 네가 다 닦을 거니? 그럼 하자.” 그 덕에 수납장은 결국 뒤편에 따로 제작해서 달게 되었죠.
제가 화장실에서 바랐던 한 가지는, 거슬리는 사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칫솔이나 치약, 면도기나 쓰다 버리지 않은 샴푸 스티커 같은 것들, 그런 것들 말이에요. 잘 치우고 살면 된다는 반박은 안 받겠습니다.
화장실이 청결하게 느껴지면 무엇보다 아침에 기분이 좋잖아요. 회사가 가기 싫어서 침대 속에서 100번 정도 변호사가 왜 되었는지 스스로의 머리를 쥐어뜯다가 일어나는데, 깨끗한 화장실에서 씻으면 그 기분이 좀 날아가죠. 수납장은 그 청결함을 담당하고 있어요. 저 안은 저희 집 기밀 사항이라 열어서 보여드릴 수는 없답니다. 특히 저희 엄마가 보면 난리가 나실지도 모르겠어요.
화장실에서 수납장 외에 수납공간은, 오로지 샤워부스에 설치된 스테인리스 선반장 하나가 전부예요. 간단하게 샴푸, 린스 그리고 바디샤워만 있죠. 많은 것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욕실에 되도록이면 사물을 두지 않으려고 합니다.
특히 프랑스 여행을 갔을 때 묵었던 에어비앤비에서 처음으로 라부르켓이라는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하고서는 반해버렸던 기억이 있어요. 세상에 좋은 향기는 많지만, 때로 지나친 향기는 내 코를 불편하게 하잖아요. 저는 라부르켓의 샴푸와 린스는 건성용을 사용하고, 바디샤워는 스푸르스 향을 사용하고 있어요. 숲에 온 것 같아서 정말 추천해요.
추위를 잘 타는 저를 위해 남편은 바디드라이어 겸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휴젠트를 넣어줬는데요. 당시에는 심드렁하던 저도 욕실을 쓰고 나올 때마다 이런 말을 하곤 합니다.’욕실에 휴젠트 누가 달자고 했냐? 그 사람이 나의 은인이다.’ 정말 추천해요. 남편도 제가 휴젠트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고 매번 제게 생색을 내곤 합니다. “자 휴젠트 돈 아깝다고 달지 말자던 사람은 어디에 있지?”하면서요.
욕실에 세탁기를 설치하는 과정도 우여곡절이 많았는데요. 큰 세탁기를 두려면 문을 반대로 달아야 하더라고요. 문이 반대로 열리도록 말이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문을 열 때마다 세탁기에 문고리가 부딪힐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문을 반대로 바꿔 달고, 납작 수전을 설치해서 욕실에 21kg 짜리 세탁기를 설치하되, 건조기까지는 올리지 못해서 그 윗부분은 세탁 바구니와 수건들을 올려두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요. 오히려 좋아요. 샤워 후, 바로 수건을 집고 그 자리에 서서 휴젠트로 머리를 말릴 수 있거든요.
특히 욕실에서 드럼세탁기를 사용할 경우, 어찌 되었든 전자기기다 보니 습기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워시 타워는 방수가 잘되지 않아 욕실에 추천하지 않는다는 말까지 듣고서는, 방수가 그나마 가능한 세탁기 한 개짜리로 사용하되, 자주 환풍기를 켜 주는 식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특히 저희 집 화장실이 바깥으로 문을 여는 구조다 보니, 화장실 문 앞에 규조토나 매트를 둘 수가 없어요. 그래서 생각한 게 있어요. 바디드라이어요. 머리는 휴젠트로 말린다고 해도, 바닥에 물기가 흥건한 상태에서 바로 화장실 밖으로 나가면 정말 싫잖아요. 그래서 꼭 있어야겠다고 생각을 했죠. 물기가 남는게 싫으면, 그냥 위랑 아래에서 바람을 다 쏴버리자, 이러면서요.
샤워 후 휴젠트로 약간 말린 상태에서 올라가 바람을 맞으면 정말 기분이 좋아요. 이렇게 더울 때도 막 올라가서 서 있다가 내려오기도 할 정도로요. 바디드라이어의 용도는 어쩌면, 기분 전환용이 아닐까요?
마치며
나에게, 당신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집이란
제 글을 다 읽고 나면 이런 생각이 드실 수 있어요. ‘이 사람 변호사라면서 시간이 있나? 색깔 화려하네. 25평짜리 집에 조명이 몇 개야?’ 그만큼 저는 일하지 않는 시간에는 오로지 인테리어 만을 생각했어요. 오죽하면 남편은 저를 보고 있노라면 너무 열심히 해서 슬플 정도라며, 힘이 될 수 있게 나도 업무 외 모든 시간을 투자하겠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집이란 저에게 그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그런 것이었어요. 나답게 사유하고, 자유롭게 기뻐하거나 슬퍼하고, 나태해질 수 있는 공간이요.
누군가는 한국의 아파트가 닭장 같다고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렇게 생각해요. 내가 손잡고 걸어온 사람과 나의 취향대로 나의 세상을 만든다면, 그건 닭장이 아니라고요. 우리의 지구죠.
제 닉네임이 lightsurfer인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저는 주광색 형광등을 싫어하고, 전구색 불빛과 함께하는 시간을 좋아해요. 저희 집 모든 공간에는 제가 생각하고 좋아하는 조명이 모서리마다 배치되어 있죠. 집에 돌아와 제가 좋아하는 공간을 바라보다, 푹신한 소파에 잠겨 행복을 키는 마음으로 조명 스위치를 누르곤 합니다.
여러분의 공간은 어떤 곳인가요? 어떤 행복의 불빛이 함께 하나요? 부디 이 글을 읽은 여러분에게 행복의 불빛이 가득하기를 바라며, 글을 마쳐 봅니다.
Lightsurfer 드림
p.s. 궁금한 것이 있으시면, 댓글 확인이 어려울 수 있으니 인스타그램 DM으로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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