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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임원 구속…판 커지면 카뱅 매각·김범수 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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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시세조종 관여 의혹이 제기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지난 18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종 혐의를 받던 배재현
카카오 CIO(최고투자책임자)가 결국 구속됐다. 배 CIO는 친분 관계가 있던 원아시아파트너스를 통해 카카오 주식을 대량 매입하며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경쟁사
하이브의 인수전을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번 수사의 결과에 따라 카카오의 엔터테인먼트사업을 넘어 카카오 공동체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범수 창업자가 시세 조종에 가담한 혐의를 적용 받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시세조종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선고가 나오면 금융회사인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에도 문제가 생겨 강제 매각이 진행될 수도 있다.

법원 “배재현,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 있다”


지난 3월 31일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SM엔터테인먼트 성동구 사옥. /사진=뉴시스

김지숙 서울남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8일 오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배 CIO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함께 심사에 넘겨진 강모 카카오 투자전략실장과 이모 전략투자부문장에 대해서는 “혐의 내용은 중하지만 현 단계에서 구속 필요성과 상당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배 CIO는 싱가포르계 자산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가 SM 지분을 800억원 규모로 대거 매입하면서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도록 제안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한정된 자금력으로 SM 인수를 시도하던 하이브에게 부담을 주기 위해서다. 배 CIO가 김태영 원아시아 사장과 과거 CJ그룹 미래전략실에서 함께 근무하며 인연을 맺었다는 후문이다.

원아시아는 2021년 카카오의 골프사업 계열사인 카카오VX에도 1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카카오와 관계를 맺어 왔다. 원아시아와 카카오의 밀월 관계가 재판과정에서 사실로 확인될 경우 해당 사업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배 CIO의 변호인 측은 “혐의 사실 관련해서 법정에서 충실하게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세 조종 확인되면 카카오뱅크 대주주 포기해야


카카오의 사법리스크가 가시화되면서 카카오뱅크 역시 휘청이고 있다. 배 CIO가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카카오뱅크 대주주인 카카오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어서다.

인터넷은행특레법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의 지분 10%를 넘게 보유한 산업자본은 최근 5년간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19일 카카오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30일 기준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의 27.17%를 보유 중이다. 이 밖에 한국투자증권(27.17%), 국민연금공단(5.30%) 등이 주요 주주다. 10% 넘는 지분에 대해 카카오가 매각할 경우 한국투자증권이 카카오뱅크 대주주가 되거나, 새로운 대주주가 나타날 수 있다.

검찰의 칼끝 향하는 곳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투자업계에서는 배 CIO의 구속에 이어 카카오를 창업한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까지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배 CIO와 김태영 원아시아 대표의 친분관계만으로 범죄 혐의가 짙은 ‘시세 조종’에 나섰을 가능성이 적은 만큼, 김 센터장의 의사결정이 있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실제로 이번 사건 초기 수사에 나섰던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은 지난 8월 10일 판교 카카오아지트에 있는 김 센터장의 개인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특사경은 하드디스크 등에 대한 포렌식을 거쳐 김 센터장이 원아시아의 ‘지원 사격’에 개입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1심 판결에서 유죄가 나오더라도 카카오가 항소, 상고를 이어가며 재판 결과가 장기화된다면 카카오의 피해가 당장 드러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SM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해외시장 공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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