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립대 연구 기관 교수진이 풍력 발전 기술 개발을 위해 지원받은 국비를 회식 등으로 과하게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경찰청은 연구 책임자를 사기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MBC ‘뉴스데스크’는 국립 군산대학교 소속 해상풍력연구원이 2020년 3월부터 1년 2개월 동안 약 1억7000만원에 달하는 개인사업자(식당·마트 등) 거래 지출을 했다고 지난 18일 보도했다.
논란이 된 교수진은 군산의 한 한우 식당에만 총 101회 방문해 1450여만원을 지출했다. 마트에도 총 67회 방문해 550여만원을 사용했다.
실제로 한 식당 관계자는 “모둠하고 등심을 많이 드시는 편”이라고 증언했다.
이들이 해당 식당에서 교수 이름만 바꿔 별도의 증빙이 필요 없는 10만원 이내의 쪼개기 결제를 한 정황도 수차례 포착됐다.
이 같은 사실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기술평가원이 진행한 특별 평가에서 발각됐다. 동일 거래처와 49회에 이상 거래할 수 없다는 규정을 어겨 회계 시스템에 경보가 울린 것이다.
조사 결과, 정말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었다.
연구원이 연구 사업의 핵심 부품인 발전기 터빈조차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여러 가지 문제로 해당 연구 사업은 국비 127억원이 사용된 뒤에야 중단됐다.
군산대 측은 회식비 논란에 대해 일반적인 식사였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군산대 관계자는 “교수님들이 밥 먹을 때 단골집에 많이 가신다”면서도 “횟수가 조금 과하긴 하다”고 말했다.
놀라운 사실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당시 연구 책임자였던 이장호 교수는 지난해 3월 군산대 총장이 됐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연구비로 회식을 한 이 총장을 사기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이인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은 지난 13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장호) 연구 책임자는 갑자기 총장이 됐다. 자신만 승승장구하면서 아무 책임도 안 진다. 연구 과제에 참여했던 구성원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국무조정실도 지난 7월 군산대의 해상풍력 기술 개발 사업을 국가 예산 낭비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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