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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3.5% 6연속 동결…가계부채·물가·경기 복합 고려 ‘유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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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3.10.19)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3.10.19)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6회 연속 동결이다.

관망에 초점을 맞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동결로 풀이된다.

대외적 전쟁 등이 유가에 불안 요인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존재하고 있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적으로는 가계부채 뇌관도 주요 결정 요인이 된 것으로 점쳐진다.

중국 등 성장 둔화로 경제 버팀목인 수출이 위협되고 있는 점 등에서도 경기 불안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총재 이창용닫기이창용기사 모아보기) 금통위는 19일 오전 2023년 10월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0%로 동결했다.

한은은 0.5%까지 낮췄던 기준금리를 지난 2021년 8월을 기점으로 전환해 1년 반 가량 총 3.00%p 올린 뒤, 올해 2023년 2월 정지하고 동결을 유지해오고 있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대체로 예상부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3년 10월 5~11일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00명 중 90%(92명)가 10월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3%대지만 오름폭을 키운 물가지표 확인에 따라 긴축 기조 유지 측면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2.99(2020=100)로 전년동월대비 3.7%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2.7%), 7월(2.3%)로 2%대를 기록했다가, 8월(3.4%)에 3%대로 다시 올라섰고, 9월에 상승폭을 키웠는데 고유가 여파가 반영됐다.

돌발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은 국제유가 불안 요인으로 풀이된다.

전쟁이 채권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로 여겨져 금리 하락을 이끌 수 있으나,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는 통화긴축 기조 유지 동력이 될 수 있다.

미국 연준(Fed)이 추가적인 통화긴축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한은에게 일단 운신의 폭 확보가 될 수 있다. 미국채 금리 급등으로 고금리 장기화 기조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가 이-팔 전쟁 발발이라는 대형 변수가 나오면서 상황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경기 불안 요인이 있다. 한은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2023년 8월 기준 넉 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상품 수출보다 상품 수입 감소폭이 더 큰 불황형 흑자 성격이다. 특히 올해 들어 8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 수준에 그치고 있어서 비우호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가계부채가 통화정책 운영에서 핵심 요소가 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9월 중 시행된 특례보금자리론과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중단 등의 효과를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이번에 금리 조정보다 유지에 힘이 실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금리동결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뒤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오늘 금통위는 물가 상승률이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물가 및 성장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물가상승률의 둔화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가계부채의 증가 흐름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기준금리를 현재의 긴축적인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정책 여건의 변화를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날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통방문)에서 “금년 성장률도 지난 8월 전망치(1.4%)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제시했다.

물가에 대해서는 통방문에서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금년말에는 3%대 초반으로 낮아지고 내년에도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높아진 국제유가와 환율의 파급영향,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으로 물가의 상방 리스크가 높아짐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하는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3.10.19)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3.10.19)

긴축기조를 상당 기간 이어갈 것을 시사했다.

통방문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지속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와 성장의 하방위험,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양상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뒤 기자간담회에서 “저를 제외한 금융통화위원 6명 중 5명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고 일종의 점도표(dot plot)을 제시했다.

5명은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졌고 물가 목표 수렴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커져 직전(지난 8월) 회의 때보다 긴축강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금통위원 5명 중 1명은 가계부채가 더 악화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미국 기준금리 전망에 대해 “제가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나가지 않느냐고 하는 것은 이번에 안 올릴 것이라는 게 아니다”며 “작년 가속해서 올리던 상황에서 지금은 올려도 한 번 정도 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는 면에서 안정되는 국면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가계부채 억제와 관련해서 이 총재는 “정 안 되면 금리를 통한 거시적인 조정도 생각해보겠지만 그런 단계는 아니다”며 “미시적인 조정을 통해 해보는 단계”라고 제시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결국 부동산 가격의 문제”라며 “통화정책이 부동산 가격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목표로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끌족’에게는 무리해서 빚 내면 안된다며 이 총재는 “금리가 금방 예전처럼 다시 1%대로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고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키도 했다.

이 총재는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더라도, 자기 돈으로 투자하는 게 아니고 레버리지 하는 분들이 많은데, 금융 부담이 금방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경고하겠다”고 제시했다.

이 총재는 “한은이 통화정책을 느슨하게 해서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데 (금통위원들이) 공감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관련, 이 총재는 “시장 충격 없이 구조조정 중”이라며 “(작년 연말 비교해 보면) 질서 있는 조정 국면으로 바뀌었다”고 판단했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국(3.50%)과 미국(5.25~5.50%) 간 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최대 2.00%p가 유지됐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상단 기준 최대 2%p로 벌어져 있는 데 대해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차 자체는 정책 목표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오는 10월 31일~11월 1일(현지시각) 예정된 미국 연준(Fed)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이-팔 전쟁 등이 고려될 것으로 보여 한은은 추가적인 역전폭 확대 부담은 다소 줄일 수 있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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