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건 인도적 문제…양측 민간인 생명 보호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데니스 프랜시스 유엔총회의장은 20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분쟁과 관련해 “유엔헌장과 국제법 위반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문제”라며 “유엔의 의제를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유엔총회의장협의회(UNCPGA) 참석차 방한 중인 프랜시스 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이스라엘-하마스 문제가 우크라이나나 북한 등 다른 의제에 밀려날 일각의 우려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선을 그었다.
프랜시스 의장은 “가자지구에 인도주의 지원이 이뤄져야 하고 양측 민간인 생명을 보호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서 인도주의 문제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이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접근 허용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을 이스라엘의 자위권 언급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한 데 대해서는 “국제법에 적혀있듯이 모든 국가는 적대 세력의 공격이 있으면 자위권을 보장받고 이는 이스라엘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같이 제 역할을 못 하는 안보리 체제에 대해 개혁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며 관련 논의가 현재진행형이라고 밝혔다.
막강한 거부권을 지닌 상임이사국이 국익을 우선시해 가자지구 결의안부터 북한, 우크라이나 결의안 등을 연이어 부결하면서 ‘안보리 무용론’이 제기되는 데 대해 공감을 표한 것이다.
한편 한국이 내년부터 2년간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을 수임한 것과 관련해서는 “한국의 역사와 국제평화·안보에 대한 한국의 강한 의지를 감안할 때 적극적이고 신뢰할만한 이사국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기대했다.
프랜시스 의장은 한국 정부가 공적개발원조(ODA) 지원을 점차 줄이는 선진국 추세와 달리 내년 ODA 예산안 규모를 40% 이상 늘렸다는 점을 “인상 깊게 봤다”고 언급했다.
프랜시스 의장은 유엔이 우선시하는 의제로 2015년 9월 유엔 개발정상회의에서 2030년까지 전 인류가 달성해야 할 공동의 목표로 채택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특히 세계 곳곳에서 관찰되는 양성 불평등 문제를 꼬집으며 “이는 갈등을 조장하고 사회적 안정을 해친다”며 “유엔은 이 모든 것을 우선시한다”고 강조했다.
유엔총회 의장은 총회 회의를 주재하는 등 역할을 하며 임기는 1년이다. 트리니다드 토바고 출신인 프랜시스 의장은 지난 9월 제78차 유엔총회 의장에 취임 후 첫 해외 공식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예방에 이어 전날 박진 외교장관과 만찬을 갖고 국제 현안과 한반도 상황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박 장관은 한국이 국제 평화와 번영을 위한 기여를 확대하고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을 강조했다.
프랜시스 의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북한이 국제법을 준수하고 도발적인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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