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과 관련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결국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어느 정도 설득하는 데만 성공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2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우선 당장 지상군 투입을 자제시키고 있는, 인도주의적인 구호 물품을 가자 쪽에 진입하도록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이 정도의 성공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간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인도적 차원의 구호 물품 전달이 어려웠던 이유에 대해서는 “작전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라며 “(이스라엘은) 200명의 인질 석방과 함께 인도주의 지원을 하겠다고 천명해 왔기 때문에 지금 인질 석방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인도주의적 지원을 먼저 하지 않겠다는 게 첫 번째”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는 세계적인 여론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기본적 입장은 가자의 완전 봉쇄를 통해서 하마스를 궤멸하고자 하는 작전에 차별을 준다는 것”이라며 “다시 말하면 주민 고통을 극대화해서 자치정부의 역할을 하는 하마스와 주민들 간의 분리 불신 조장을 통해서 하마스를 약화시키겠다는 이 전략에 차질이 생기게 되고 인도주의의 구호품이 반입된다면 장기전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스라엘에서는 굉장히 힘든 결정의 순간”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인도주의적 물자는 하마스가 통제한다고 보시면 정확할 것 같다”며 “물론 표면적으로는 유엔을 통해서 국제기구가 그 배분을 책임지겠지만 특히 전쟁이기 때문에 결국 하마스의 도움 없이 효율적으로 구석구석 배분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집트가 사실상 유일한 통로인 라파를 개방하는 데 주저한 이유와 관련해서 “이스라엘에 의해서 가자지구가 완전히 봉쇄됐고, 유일한 생명 통로가 라파 통로를 통한 이집트인데 이집트가 만약에 국경을 연다면 230만 명이 물밀듯이 이집트로 갈 것이기 때문에 감당이 안 되는 것”이라며 “이집트는 시리아나 예멘이나 이라크 쪽 난민들이 와서 현재 경제 상태가 안 좋아 그것도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리고 지금 하마스와 이집트 정부가 굉장히 힘들고 껄끄러운 관계인데 이 상태에서 하마스의 어떤 테러 조직이나 불순분자들이 이집트에 섞여 들어오면 (곤란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지금 이집트가 테러가 빈번한 곳으로 안보적인 문제 때문에도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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