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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은 사업장 6만2898곳 중 5만7514곳(91.4%)이 5인 미만 영세사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국민연금 체납사업장 현황’을 보면 지난해 국민연금을 체납한 사업장 6만2898곳의 체납액수는 6883억원(75.1%)이었다.
근로자의 국민연금 납부금은 사업장과 개인이 절반씩 부담한다. 다른 4대 보험과 달리 국민연금은 사업주가 체납할 경우 근로자의 수급 기간을 인정하지 않는다.
4대 보험은 월급에서 원천징수되나 사업주가 보험료를 연체하거나 횡령할 경우 근로자는 이를 알기 어렵다. 4대 보험 징수 및 체납 업무를 위탁 수행하는 건보공단은 보험료가 납부되지 않을 때 근로자에게 체납 사실을 통보한다.
최근 5년간 사업장의 국민연금 체납 통지를 받은 근로자는 434만명, 체납된 금액은 8626억원에 달했다.
사업장의 체납으로 인해 연금 수급을 위한 가입 기준 10년을 채우지 못 하는 근로자도 나타나지만 이들의 규모는 파악되지 않는다. 김 의원은 “(연금공단에) 확인해 본 결과 사업장의 국민연금 체납으로 수급기간을 인정받지 못한 노동자의 수를 (공단이)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금공단은 ‘국민연금 개별납부제도’를 통해 사업장 체납이 발생한 경우 근로자가 본인 부담금을 직접 납부해 국민연금 가입 기간의 절반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제한적인 구제 방법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 제도를 이용한 근로자는 최근 5년간 9782명으로 동기간 체납 통지를 받은 434만명의 0.2%에 불과했다.
아울러 체납사업장의 대부분이 영세사업장인 만큼 급여 수준이 높지 않을 가능성이 큰데, 근로자가 개별 납부를 통해 사업주가 체납한 국민연금과 이자를 모두 내려면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개별납부제도의 실효성 보완이 필요한 이유다.
연금 보험료가 체납되면 국민연금 수급에 문제가 생길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 대출 제한 등 불이익이 발생하기도 한다.
김영주 의원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4대 보험은 국민과 노동자의 사회적 안전망을 보장하기 위해 시행되는 것인데, 영세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에게는 4대 보험 원천징수제도가 되려 불이익과 차별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며 “사업주의 체납으로 귀책사유 없는 노동자들이 1차로 본인 기여금을 횡령 당하고, 2차로 납부 기간을 인정받지 못해 연금 수급에 불이익을 받고, 3차로 대출제한까지 받으며 피해가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천징수제도로 인한 제도적 구멍으로 영세사업장 노동자에게 피해가 집중되는 만큼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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