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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커진 美통화정책에 고금리 장기화 우려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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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인근의 월스트리트 표지판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경제 연착륙 기대 확대와 국채 수급 변화 등으로 상승하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마침내 5%를 넘어섰다.

19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 “최근 몇 달간의 좋은 수치는 인플레이션이 우리 목표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신뢰를 구축하는 일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는 파월 의장 인식은 별다를 것이 없었지만 최근의 경제지표에 대한 신중한 태도는 시장에 충격을 주기 충분했다.

그간 시장은 기업의 호실적과 기대 이상의 9월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를 근거로 연준의 잇따른 경기둔화 가능성 경고를 무시한 채 미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키웠다.

앞서 미 상무부가 지난 17일 발표한 미국의 9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7% 증가하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0.2%)를 크게 웃돌았다. 미국 전체 소비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소매판매 증가는 미국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이를 발판으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5.50%)으로 올린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단기간 이례적으로 1%포인트 가까이 껑충 뛰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주식중개인이 심각한 표정으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007년 이후 16년만에 5%를 넘었다. 이로 인해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일제히 하락하는 등 충격을 받았다. [로이터]

하지만 파월 의장의 이날 발언은 그런 기대를 키우던 시장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나 다름 없다.

파월 의장은 심지어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하게 2% 수준으로 낮아지려면 일정 기간 추세를 밑도는 성장세와 노동시장 과열 완화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쐐기를 박았다. 또 노동시장 둔화가 없다면 인플레이션 상황에 따른 추가 긴축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지금까지의 인상폭을 고려해 통화정책을 신중하게 펼치겠다고 말했으며, 국채수익률이 너무 오르면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부담을 덜 수 있다는 등 다소 비둘기적 발언도 하면서 중립적 태도를 취하려 시도했다. 하지만 시장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을 코앞에 두고 튀어나온 매의 발톱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했다.

매디슨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크 샌더스 채권투자 담당자는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채권 시장 변동성을 부추겼으며, 곧 가라앉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마켓워치에 말했다.

홈리치 버그의 스테파니 랭 최고투자책임자(CIO) 역시 시장은 연준이 장기적으로 금리를 어떻게 할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CNBC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시장에 여전히 약간의 혼란이 있다”며 “연준은 할 일을 끝냈다고 말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으며, 금리가 정점에 도달할지에 대한 더욱 명확한 생각을 갖기 전까지 시장에 변동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서고 고금리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자동차 대출에서부터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기업 차입금, 기업 인수자금 조달 비용 등 모든 측면에 영향을 받게 됐다며, 고통이 모두에게 향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2021년 약 3%였던 미국 30년 모기지 금리는 7.5%를 돌파한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50만달러(약 6억7000만원)를 빌렸다면 매달 지급해야 하는 돈이 1400달러(약 190만원)가량 더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등을 거치며 적자가 커진 미 연방정부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블룸버그는 지난 8월 기준 최근 11개월 간 미 정부부채에 대한 이자청구 규모는 모두 8080억달러(약 1090조원)으로, 전년 대비 약 1300억달러(약 176조원) 늘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업자인 레이 달리오는 연방정부 부채 이자지급에 사용되는 연방 예산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며 ‘부채 위기’를 경고하기도 했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26일 발표되는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27일 나오는 9월 개인소비지출(PCE)로 쏠리고 있다.

두 지표 모두 미 국채 금리 상승 요인이며 연준의 판단 근거라는 점에서 금리 상승압력이 정점을 통과했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의 경제성장이 견조하고 소비지출도 강력하다면 고용과 경제수요를 계속 부추기면서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 이는 통화정책을 계속해서 긴축적이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팀 듀이 SGH매크로 어드바이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란 신호를 보내게 하기 위해선 경제지표가 눈에 띄게 바뀔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P-2023-0083@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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