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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대법원장 인선 ‘숙고’…중동 순방 후 지명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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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공백 길어지면 국민 피해”…변협 추천 후보도 면밀히 검토

구인사 대조사전에서 합장하는 윤석열 대통령
구인사 대조사전에서 합장하는 윤석열 대통령

(단양=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오후 충북 단양의 천태종 본산인 구인사를 방문, 대조사전을 참배하고 있다. 2023.10.19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ane@yna.co.kr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곽민서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후임 대법원장 인선에 대한 결정을 미룬 채 숙고를 거듭하는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지난달 24일 퇴임하고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지난 6일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사법부 수장 공백’ 사태는 26일째로 접어들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아직 대법원장 후보자를 발표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시기도 내용도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통상 대법원장과 같은 주요 인사는 순방 동안 발표하지 않는 역대 관례를 고려하면 대법원장 공백은 한 달을 넘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21일부터 4박 6일간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국빈 순방이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신임 대법원장 후보군에 대한 압축 작업은 앞으로 일주일 동안 집중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 “대법원장 공백이 너무 길어지면 국민 피해가 커지니까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1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른 시일 내 국회 동의를 얻겠다”고 말했다.

대법원장 인선이 늦어지면 앞으로 퇴임하는 대법관 후임 인선도 연쇄적으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이 현상 유지에 역할의 한계를 두고 후임 대법관들의 인선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당장 안 권한대행과 민유숙 대법관은 내년 1월 1일 자로 임기가 만료된다.

대통령실에서는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공개 추천한 대법원장 후보군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변협에서 추천한 만큼 능력·경력 검증은 물론 인사청문회에서 정쟁의 시비가 적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변협은 앞서 지난 17일 이종석(62·사법연수원 15기) 헌법재판관을 비롯해 오석준 대법관(61·19기), 조희대 전 대법관(66·13기), 홍승면 서울고법 부장판사(59·18기), 이광만 서울고법 부장판사(61·16기) 등 5명을 후보군으로 추천했다. 이 재판관은 18일 헌법재판소장으로 지명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변협이 추천하지 않으려다가 이번에 다시 추천하지 않았느냐”며 “그러한 배경도 감안해 인선 절차에 참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윤석열 정부 첫 대법관인 오 대법관의 경우 지난해 8월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거쳤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할 명분이 적다고 보고 있다.

윤 대통령과 사법고시를 함께 준비한 인연은 걸림돌이다. 야권은 이균용 후보자 부결 때도 “친구를 임명하는 것”이라는 명분을 내걸었다.

또 조 전 대법관은 지난 2014년 대법관으로 임명되고, 퇴임 후에는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직해 전관예우와 같은 인사청문회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한 관계자는 “변협 추천은 귀속은 아니다”라며 제3의 인물을 발탁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 일정을 잡지 않은 채 각종 연설 원고의 독회 등 중동 국빈 방문 준비에 열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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